"정씨, 임신 후 가출해 신림동 골방서 살아"
"최순실 유산 원했지만 정씨 거부로 출산"
【서울=뉴시스】나운채 이혜원 기자 = 최순실(65)씨의 딸 정유라(21)씨가 임신 후 가출해 "난 엄마가 없다"며 최씨와 절연까지 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원오(67)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법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전무는 최씨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인물로, 독일에서 최씨 모녀를 지근거리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전무는 이날 재판에서 정씨가 임신 이후 독일로 거처를 옮기기까지의 과정을 진술했다.
박 전 전무에 따르면 최씨는 2014년 9월 정씨가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박 전 전무와의 연락을 끊었다. 그러던 중 같은 해 12월께 다시 박 전 전무에게 연락해 정씨를 찾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울먹이더니 정씨의 가출 사실을 알렸다. 연락이 안 되니 어디에 있는지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수소문 끝에 박 전 전무는 정씨가 서울 관악구 신림동 근방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신림역 인근 카페에서 정씨를 만났다. 당시 정씨는 남자친구인 신주평씨와 함께 있었으며, 임신으로 배가 많이 부른 상태였다.
이후 박 전 전무에게 정씨와의 만남 내용을 전해 들은 최씨는 "애를 어떻게든 유산시키면 제일 좋겠다"고 했다. 박 전 전무가 만류하자 "장시호도 외국에서 출산했는데, 유라도 해외 출산할 수 있게 설득해달라"고 부탁했다.
정씨는 "엄마가 애를 안 좋게 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해서 못하겠다"며 거부했지만, 박 전 전무의 설득으로 제주도에서 출산하기로 했다.
박 전 전무는 "장씨가 아파트를 임대해 놔 거기에 정씨 짐을 풀었다"며 "2015년 5월 출산하기 전까지 나도 일주일에 3번 정도 제주도에 내려가 도왔다"고 전했다.
최씨는 정씨의 임신 사실을 부끄러워하며 출산 전부터 독일 이민을 준비했다고 박 전 전무는 설명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는 출산 전부터 정씨가 출산하면 여러 가지 창피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며 "정씨와 신씨를 결혼시키면 어떻겠냐고 했지만 '결혼할 상대가 아니다'며 반대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최씨가 '애를 낳으면 여기서 뭘 하겠냐'며 독일에서 말이나 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이에 최씨 부탁으로 2015년 4월 독일에 가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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