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탕평 인사 계속…박원순·안희정계 다수 포진

기사등록 2017/05/16 12:00:34
최측근 양정철 전 비서관, 2선후퇴 선언
 文대통령, 인사 바탕으로 국정운영 '박차' 전망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탕평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 참모진 구성에 박원순계 인사에 이어 안희정계까지 끌어 안음으로써 통합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16일 초대 청와대 대변인으로 대선 경선 당시 안희정 캠프의 대변인을 지냈던 박수현 전 더민주 의원을 임명했다.

 '대통령의 입'이라 할 수 있는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공유해야 하는 자리로 대통령의 의중을 잘 읽을 수 있는 최측근 인사를 앉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에서 박 대변인 임명은 다소 파격적인 인사로 받아들여 진다.  

 대통합·대탕평 인사 원칙이 이번에도 지켜졌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급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까운 인물을 기용하며 화합을 강조한 바 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조현옥 인사수석은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임 실장은 2014~201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며 박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하 수석은 임 실장의 정무부시장 후임으로 2011년과 2014년 박 시장의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선거 총괄을 맡아 '박원순의 복심'으로 평가받는다.

 김 수석은 2014~2017년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장으로 박 시장의 정책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조 수석은 2011년 선거 캠프에서 박 시장을 도왔고, 이후 서울시에 들어가 여성가족정책실장을 지냈다.

 여권 관계자는 "엄연히 말하자면 하 수석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사들은 박 시장의 사람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토록 정권 초기 청와대 참모들을 다양한 색채를 가진 인사로 꾸릴 수 있던 것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2선으로 후퇴하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고, 그 공간이 생기면서 가능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멀리서 그분(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 조용히 지내겠다"며 2선 후퇴를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정권교체를 갈구했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며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도 거둬달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스스로의 선택이었다는 해석과 문 대통령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엇갈린다. 다만 최측근의 2선 후퇴를 통해 그동안 시달려왔던 '친문 패권주의' 비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고, 초기 국정운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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