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버먼 뉴욕연방지법 판사는 이 날 예심에서 그 동안 이란과 교역을 해왔던 자라브가 이란 제재 상황에서 이들을 변호사를 고용한 것 자체가 '이해의 충돌'에 저촉되는 문제행동이며, 법정 밖에서의 외교적 해결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난 달 법원에 제출한 변론서에서 줄리아니와 뮤케이시는 미국-터키간 국가안보 공조사항인 이란 제재법을 위반하고 이란과 상거래를 한 혐의로 기소된 터키의 저명인사 자라브의 소송을 맡은 이유에 대해 판사가 한 말과 거의 같은 말을 사용했던 게 드러나 화제다.
이들은 자라브가 거래한 품목 중에 무기류나 핵과학 물품, 또는 밀수품은 없었고 단지 "소비자 용품"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사는 "이 문서에서 이란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음으로써 이란의 역할과 제재 위반 등에 대해 놀라울 만큼 교묘하게 은폐한 흔적이 있다"면서 "소비자 용품이란 말로 검찰 공소장에 명시된 모든 상거래를 숨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줄리아니와 뮤케이시가 "검찰의 공소사실이 확정되고 배심에 의해 인정될 경우 피고인이 중죄에 해당된 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측은 지난 달 낸 공소장에서 피고가 이슬람 혁명군과 이란은행등과 거래한 이익금으로 이란의 핵개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사실을 적시해야 하는데도 변호인들이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자라브는 터키의 팝스타이자 TV스타인 에브루 군데스와 이스탄불에 거주하면서 수천만 달러어치의 금품을 이란 기업 또는 정부와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그 동안 무죄를 주장해왔다.
이번 재판 청문회는 검찰 측이 3월에 재판부에게 줄리아니와 뮤케이시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 터키와 미국의 고위층과 함께 이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림으로써 열리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내 주 중에 판결을 내린다.
이번 재판변론이 '이해의 충돌'논란을 빚게 된 것은 두 변호사의 로펌들이 그 동안 이 사건의 피해자로 등장했던 은행들을 변호하고 있는데다 줄리아니의 법률회사는 터키 정부의 변호 담당으로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라브는 판사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은 줄리아니를 만나거나 얘기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줄리아니와 뮤케이시의 변론서를 판사에게 전달한 법정 변호사인 벤자민 브래프먼도 재판후 기자들의 질문에 언급을 거절했다.
버프먼 변호사는 줄리아니와 뮤케이시는 이 사건의 보조 변호사일 뿐으로 법정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는 1994~2001년 뉴욕시장을 맡았던 줄리아니와 법무장관 출신의 뮤케이시는 이번 변론을 준비하거나 재판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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