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로의 전환 여부를 물은 이날 터키 국민투표는 찬성 51.41%, 반대 48.59%로 가결됐다. 이로써 터키는 1923년 의원내각제 공화국 설립 이후 94년만에 대통령제로 바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개헌안 통과를 환영하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정부 개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개헌 찬성 진영은 중앙 권력 강화로 경제 안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야권에서는 투표 결과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대통령제 전환으로 대통령이 무소불위 권력을 갖게 되면 터키의 인권 침해, 야권 탄압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터키 야당 공화인민당 소속 국회의원인 우트쿠 카키로제르는 AP통신에 지역 선거관리 위원회에 투표 결과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추후 이 사안을 중앙선관위로 가져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키로제르 의원은 "현재로서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정권은 당초 압도적인 찬성으로 승리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투표함을 열어보니 찬반 격차는 3%포인트도 되지 않았다.
사디 구벤 선관위원장은 야권의 부정 선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실수로 도장 없는 용지를 받은 유권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를 막기 위한 조처를 취했을 뿐이라며, 유효표 가운데 '가짜' 표는 없다고 주장했다.
투표 결과에 대한 찬반 진영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개헌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찬성 쪽은 환호했고, 반대자들은 거리에 나와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친정부 일간 사바흐는 '대중의 혁명'이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반정부 매체인 소즈쿠는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당신의 양심은 안녕하신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실었다.
ez@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