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돌아오길" 세월호 거치 앞둔 목포신항 인파 북적

기사등록 2017/04/08 14:03:22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8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만에 세월호 육상 거치 성공과 미수습자 9명의 귀환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017.04.08.  sdhdream@newsis.com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앞에 세월호 보이지. 저 배 안에 9명이 아직 남아 있어."

 8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만 북문 일대 철제울타리 밖. 투명한 세월호 모형 앞에 서 있던 6살 난 딸 아이에게 김성문(40)씨가 이 같이 설명했다.

 김씨는 모형 안에 들어 있는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을 손으로 가리키며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두 손을 모았다.

 세월호 접안 뒤 두 번째 주말을 맞는 이날 목포신항에는 육상 거치 성공과 미수습자 9명의 귀환을 염원하는 인파가 가득찼다.

 시민들은 수만 개의 노란 리본이 휘날리는 울타리에 바짝 붙어 세월호를 사진으로 남겼다.

 아이들은 세월호를 가까이 보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아버지의 어깨 위에 올랐다.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미수습자들에 대한 기억은 많은 이들에게 슬픔이었다.

【목포=뉴시스】신대희 기자 = 8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 북문 철제 울타리 옆에서 진보대학생넷 소속 학생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포옹하며 오열하고 있다. 2017.04.08.  sdhdream@newsis.com
 시민들은 '엄마 보고 싶어요, 제발 찾아주세요'라는 조형물에 적힌 글귀를 보고 눈시울을 붉혔다.

 리본에 남겨진 글귀를 읽으며 '그 날의 아픔'을 함께 했다. 295명의 세월호 희생자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 앞에서는 미안함에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의 손을 꼭 잡고 "9명이 돌아올 때까지 마음을 모으겠다"는 40대 여성도 있었다.

 시민들은 유가족들이 북문 앞 도로에 마련해둔 '우리가 걸어온 3년'이라는 입간판에도 눈길을 보냈다. 구조 책임을 저버리고 불통으로 일관한 정부에 분노하는 이들도 많았다.

 진도 팽목항에 들렀다 신항만을 찾은 진보대학생넷 소속 대학생 130여 명은 대형 손편지(2mx2m)와 포옹으로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조금만 더 힘내시라"는 학생들의 말에 유가족들은 "우리가 너희의 아빠·엄마"라며 눈물을 훔쳤다.  

【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8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 철망 앞에서 추모객이 먼발치에 있는 세월호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2017.04.08.    hgryu77@newsis.com
 현장수습본부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신항만 주차장에 내린 시민들도 미수습자 귀환을 바라는 노란 물결에 동참했다.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을 돕는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는 자원봉사 부스 3개동을 마련하고, 모금 운동과 봉사 활동을 벌였다.   

 봉사단체 십시일반음식연대는 북문 유가족 지원동 옆에 '밥묵차'를 마련하고 배식 봉사를 했다.

 포항에서 신항을 찾은 장원희(37)씨는 "늦어도 10일까지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되길 바란다"며 "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릴 순 없지만, 그들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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