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앨런 전 美 특사 "화학무기 사용한 시리아 공군 무력화해야"

기사등록 2017/04/06 15:51:21
【칸셰이쿤=AP/뉴시스】화학무기 의심 공격이 발생한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의 칸셰이쿤에서 4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숨진 쌍둥이 시신을 안고 오열하고 있다. 이 남성은 이번 사태로 자식들은 물론 아내와 형제, 친척 수십 명을 잃었다.2017.4.6.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존 앨런 전 미국 해군 대장이 화학무기 공격으로 100여명의 사망자와 수백명의 부상자를 초래한 시리아를 응징하기 위해 시리아 공군력을 무력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앨런 전 대장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이슬람국가(IS)'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전선의 미 대통령 특사를 역임했던 인물로, 현재는 브루킹스연구소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앨런은 지난 2013년 시리아 군이 다마스쿠스 등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해 일명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는데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6일 미들이스트아이(MEE)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강력한 대응이 없으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태연하게 계속 국민들을 독가스로 공격할 것"이라면서 "시리아 공군을 지상에 묶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시리아 전투기들이) 공중에 뜰 수없도록 지상에 묶어 놓는 것(putting that air force on the ground)을 매우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아사드가 비무장 민간인에게 VX (신경계)가스를 공중에서 떨어뜨리는 것을 러시아가 지지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 그것은 계속해서 그같은 공격을 저지를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앨런 전 대장은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군을 지상에 묶어 놓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군을 지상에 묶어 놓음으로써 무기력하게 만드는 첫번째 방법은 미국 등 연합국들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집중 공격해 괴멸시키는 것이다. 두번째 방법은 시리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으로,유엔 안보리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 레이한리=AP/뉴시스】시리아 이들리브주 레이한리에서 4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화학무기에 노출된 것으로 보이는 아기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17.04.06
 지난 2011년 3월 안보리는 유엔 헌장 제41조에 명시된 비군사적 강제 조치로,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을 승인했다.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면 해당 국가 정부는 제공권을 잃게 되며, 유엔이 허용하는 인도적 지원을 위한 항공기 외에는 그 어떤 비행도 해당 구역을 상공할 수없다. 당시 안보리는 비행금지구역 설정 뿐만 아니라 리비아 민간인 보호를 위하여 지상군에 대한 공습도 승인했다. 미군 등 연합군은 이에 따라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된 지 며칠 후 대대적인 폭격을 감행, 결국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과연 시리아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미지수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강력히 비호하면서 반군 폭격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화학무기 폭격이 러시아가 보기에도 '레드 라인'을 넘었느냐 여부다.하지만 러시아는 이미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게 아니라, 반군 무기 저장시설을 폭격했는데 거기에 있던 화학무기가 폭발해 독가스가 유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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