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전날 저녁부터 법원의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한때 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던 참모로서의 도리를 다하겠다는 뜻에서다.
그러나 이날 새벽 3시께 법원의 영장발부 소식이 전해지면서 참모들은 한숨과 탄식을 쏟아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모는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내 책임인 것 같아 그저 죄송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여론의 눈치를 살피느라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어떻게 영장이 발부가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직접 돈을 한 푼 받은 것도 아니고 기업들이 재단에 돈을 낸 게 어떻게 뇌물이 된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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