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현실…'랜드 오브 마인'

기사등록 2017/03/25 08:00:00 최종수정 2017/03/25 08:12:39
【서울=뉴시스】영화 '랜드 오브 마인'. 2017.3.25(사진=싸이더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극소수 인간들의 선택에 의해 빚어지는 전쟁. 그 속에서 과연 가해자와 피해자를 쉽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

 덴마크군에게 포로로 잡힌 독일 소년병들의 이야기를 담은 '랜드 오브 마인'(싸이더스 수입·배급)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덴마크 해변에 매설된 200만개 이상의 지뢰들을 해체하는 작업에 독일 소년병들이 투입됐던 내용을 다뤘다.

 영화는 독일 패잔병의 행렬과 이들에게 주먹을 날리는 라스무센 상사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만큼 처참했던 전쟁이 남긴 상처와 이로 인해 쌓인 앙심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얼마 후 가해자와 피해자는 바뀌게 된다. 전쟁 이후 남겨진 독일 소년병들은 지뢰 제거 용도로 투입되고 얼마 전까지도 피해자였던 이들은 소소한 앙갚음으로 미소를 짓는 가해자가 돼있다.

【서울=뉴시스】영화 '랜드 오브 마인'. 2017.3.25(사진=싸이더스 제공)  photo@newsis.com
 영화는 그럼에도 그 속에서 되살아날 수밖에 없는 인간애를 차분한 어조로 그리고 있다. 포로와 군인이 교감하게 되는 과정은 이미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마틴 잔드블리엣 감독은 이를 과장하거나 눈물 짜내지 않고 담담한 목소리로 담아낸다.

 그러면서도 지뢰라는 매개물은 관객들로 하여금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딸깍거리며 뇌관을 빼내는 순간은 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감과 이러한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에서 오는 아픈 현실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전개를 바짝 조여준다.

【서울=뉴시스】영화 '랜드 오브 마인'. 2017.3.25(사진=싸이더스 제공)  photo@newsis.com
 소수의 인간들이 빚어낸 전쟁의 참극과 함께 국민들 한 명 한 명의 선택이 더없이 중요한 대한민국의 현 시국을 겹쳐보며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다음달 6일 개봉.

 pjk7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