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 관련 회삿돈 불법 유출 지적에 "불법으로 지원한 것 아냐"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삼성전자가 24일 100분에 걸친 마라톤 주주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최연소 주주가 직접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유모(12)군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총회에 처음 참석했는데 다음번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갤럭시노트7과 같은 폭발이 없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오늘 주총에 참석한 제일 어린 주주인 것 같다. 역사에 남을만한 일이다"며 "앞으로는 젊은 층의 의견을 받아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지주회사 전환, 액면분할, 최순실 게이트 등 다양한 발언이 쏟아졌다.
네덜란드 연기금 APG 관계자는 주주친화정책과 지배구조 개선을 지지하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외적인 면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경영진에서 어떤 원칙을 갖고 대처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며 "향후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관리·감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검토는 주주와 회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이라면서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대답했다.
이어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법률, 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한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29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삼성은 지주회사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실무적이고 복잡한 과정이 걸리기 때문에 최소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CFO) 역시 "5월말에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검토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검토는 주주들과 약속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룹의 이슈와 관계없이 차질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서 4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이 불법으로 유출됐다는 지적에 권 부회장은 "불법 지원은 주주 개인의 생각이지 우리가 불법으로 지원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공익목적의 기부와 지원이 본의와 다르게 사용돼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의 연간 기부 및 후원금은 5000억원에 이른다"며 "이번 건은 이사회나 경영위원회의 의결 사항이 아니었고 감사위원회의 보고사항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삼성은 이사회 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했다"며 "대외 후원금은 1000만원 이상인 경우 사전 심의가 필요하고, 10억원 이상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등 투명성을 제고했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를 고려해 액면분할을 고려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액면분할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실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방법론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가 있겠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의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사 보수한도는 기존 39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forgetmeno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