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줄어드는데…황혼이혼만 급증

기사등록 2017/03/22 12:00:00
조이혼율은 약 20년 만에 최저치
 자식 떠나간 빈둥지, 황혼이혼 선택

【세종=뉴시스】이예슬 기자 = 전체적으로 이혼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50대 이상 황혼이혼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7300건으로 전년(10만9200건)보다 1.7%(1800건) 감소했다.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를 나타내는 조이혼율도 2.1건으로 1997년(2.0%) 이후 최저치다.

 이혼이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는 것과 달리 50대 후반 이상 황혼 이혼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대 후반에서 60세 이상을 놓고 봤을 때 남자의 경우 50대 후반 이상의 이혼만 증가했다.

 이혼 건수의 전년 대비 증감률을 보면 ▲25~29세 -3.9%, ▲30~34세 -4.0% ▲35~39세 -0.9% ▲40~44세 -7.7% ▲45~49세 -0.9% ▲50~54세 -3.2% 등이다. 반면 55~59세는 3.2%, 60세 이상은 5.4% 늘었다.

 여성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45~49세(1.0%)와 55~59세(5.2%), 60세 이상(12.7%)에서 이혼 건수가 늘었다.

 이 같이 황혼이혼이 증가하면서 평균이혼연령도 높아지는 추세다. 10년 전인 2006년 남자 42.6세, 여자 39.0세였던 평균이혼연령은 2016년 남자 47.2세, 여자 43.6세로 각각 4.6세 상승했다.

 혼인지속기간으로 봐도 모든 구간에서 이혼이 감소했지만 25~29년, 30년 이상에선 각각 1.7%, 3.6% 늘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이혼 부부의 이혼 비중은 47.5%로 2006년 60.8%에서 13%포인트 넘게 줄었다.

 자녀가 어릴 땐 이혼을 미루다가 자녀가 장성한 빈 둥지에서 배우자와의 생활이 불행할 경우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는 장·노년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경제 생활을 하다 은퇴하는 연령이 됐거나 결혼 상태를 유지시켜주던 미성년 자녀들이 떠나가고 빈둥지 세대가 된 것이 황혼 이혼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shley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