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주재 북한총영사, 현지언론 인터뷰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 암담해"

기사등록 2017/03/22 09:43:00
【서울=뉴시스】문예성 기자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대사관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순방을 인식해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선 데 이어 홍콩 주재 북한 영사관도 미국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홍콩 주재 장성철 총영사는 21일 홍콩 펑황TV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암담(dark)'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펼친 정책과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인터뷰는 홍콩의 유명 시사평론가 추전하이(邱震海)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장 총영사는 최근 틸러슨 장관이 한국에서 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은 끝났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나도 이 말은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의 인내 정책은 오래전에 이미 끝났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미국)이 왜 똑같은 길을 가는 지를 모르겠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8년 동안 똑같은 길을 갔다"고 지적했다. 

 장 총영사는 또 지난 16일 북한 측이 유엔 대북 제재를 반대하면서 발간한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재제는 "합법적이지도 못하고 합리적이지도 않으며 공정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북한 조선법률가위원회는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유엔의 대조선(대북) 제재결의의 범죄적 진상을 파헤친다'는 제목의 '백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안보리 대북 제재가 '불법적'이라며 국제 법률 전문가들이 안보리 결의의 법적 근거를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편 홍콩 총영사관의 이번 인터뷰는 재외공관을 통해 국제적인 여론몰이에 나선 북한 정책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주중 북한대사관 박명호 공사도 지난 16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규모 군사력을 투입한 한미 연합훈련이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같은 날 모스크바에서는 김형준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하는 동시에 "미국의 사드 배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며 사드는 우리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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