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전을 펼쳤다.
지지율 상위 5명 후보는 이날 현지 방송채널 TF1이 주최한 1차 TV토론 무대에 올라 이민, 외교안보, 유럽연합(EU) 등의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토론 참가 후보는 중도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 극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전 교육장관, 좌파당의 장 뤽 멜랑숑 등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후보는 르펜과 마크롱이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상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르펜은 극우 정책을 확실히 천명했고, 마크롱은 르펜을 공략하는 동시에 피용과 아몽을 견제했다.
◇ 르펜 "메르켈의 부총리 되지 않겠다"…반 EU, 반이민 재강조
르펜은 현재 프랑스가 겪고 있는 문제들은 유럽에서 파생됐다며 대통령이 되면 EU 탈퇴 국민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EU는 우리가 어떤 움직임도 취하지 못하도록 가둬 놓고 있다"고 했다.
르펜은 자신은 "EU 내 막연한 한 지역의 대통령" 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부총리"가 되고 싶지 않다며 EU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프랑스는 '독립'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시민인 당신은 직접 결정을 내리고 국경 개방으로 인한 불안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당신이 누려 마땅한 자유를 되찾기 위해 유럽과 협상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을 통제해야 한다.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 알 수가 없다. 급진 이슬람의 입국을 허용해선 안 된다"며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도처에 있다. 특정 사원들은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마크롱 "기득권 정치 재편"…르펜 극우 공약 비판
무소속인 마크롱은 좌우파 대립을 청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기득권은 더 이상 도전을 마주하고 있지 않다"며 "프랑스 정치를 속속들이 재편하겠다"고 약속했다.
마크롱은 "진짜 권력 교체를 이뤄내는 게 우리의 계획이다. 좌우파 사이에서 추만 왔다갔다하는 건 안 된다"라며 "프랑스가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선출직 경험이 없는 마크롱은 금융권 경력을 강조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길 원하는 이들이 작전을 세울 수 있는 여지를 더 늘려 주고 싶다"고 말했다.
안보에 대해선 "누구도 추가적인 공격이 더는 없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다"며 정보 당국 역량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효과적인 불법 체류자 단속이 필요하다면서도 보다 개방적인 난민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크롱은 르펜이 부르키니(이슬람 여성의 전신 수용복)를 금지하고 다문화주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맞받았다. 그는 르펜이 종교를 이용해 프랑스를 분열시키려 한다"며 "사실을 왜곡해 유권자들에게 거짓말을 한다"고 꼬집었다.
◇ 피용, 부패 스캔들 해명하며 '정치 경험' 강조
피용은 부패 스캔들을 해명하고 정치 경험을 내세우는 데 집중했다. 그는 당초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떠올랐으나 세제 횡령 혐의 등이 부각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피용은 마크롱의 난민 공약을 지적하며 "그는 나쁜 정책으로 판명난 메르켈 총리의 정책을 지지한다"며 정치적 박해를 피해서가 아니라 경제적 이유로 유럽행을 택하는 난민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보 당국 개혁을 실시하고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루자들과 시리아 방문자들을 체포하자고 했다. 또 테러 가담을 위해 시리아에 입국한 이들의 프랑스 국적을 박탈하자고 했다.
피용은 르펜 대표가 주장하는 유로화 탈퇴는 대출자와 예금자 모두를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르펜의 교도소 확장 공약 역시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하위권 아몽· 멜랑숑, 지지율 상승 시도
집권 사회당의 아몽은 프랑스가 친 유럽 기조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르펜 대표의 극우 공약을 비판했다. 사회당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인기가 급락한 여파로 올 대선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좌파 성향이 가장 강한 멜랑숑은 환경 문제를 우선시 다루겠다며 기후 변화가 난민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프랑스를 정치와 경제 엘리트들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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