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메이, '브렉시트 협상 개시' 15일이냐 25일 이후냐 고심

기사등록 2017/03/03 10:17:56
【런던=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열리는 총리질의응답을 위해 런던에 있는 총리실울 나오고 있다. 이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발동 법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하원을 통과했다.
15일 네덜란드 총선· 25일 '로마조약' 60주년
 EU 심기 건드리지 않을 날짜 택할듯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개시를 현지시간으로 오는 15일 또는 25일 이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3월에는 EU의 주요 일정이 몰려 있다. 15일은 네덜란드 총선, 25일은 EU의 초석이 된 '로마 조약' 60주년 기념일이라 메이 총리가 적절한 시점을 고심 중이라고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달 중순까지 의회로부터 '리스본 조약 50조'(브렉시트 협상 공식 개시) 발동을 승인받을 수 있다고 확신하고 협상 공식 개시 일자를 검토 중이다.

 앞서 상원이 정부가 마련한 'EU(탈퇴 통지) 법안'을 수정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거란 우려가 제기됐지만, 메이 총리는 하원을 통해 상원의 저지 시도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원은 14일 상원을 통과한 수정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원이 상원안을 거부하면 법안은 원안대로 다시 상원으로 넘어간다. 이 경우 비선출직인 상원이 하원 결정을 또 반대하는 사례는 드물다.

 총리실 관계자는 "하원은 원안을 수정하지 않기로 투표했고 정부도 그러길 고대한다"며 메이 총리는 이달 말까지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시킨다는 시간표를 지킬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FT는 상하원 표결을 마친다 해도 메이 총리가 15일 네덜란드 총선 전에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EU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네덜란드에선 극우 돌풍이 예고된 상태다. 총선 전 브렉시트 협상이 개시되면 극우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를 반 EU 유세에 활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EU 입장에선 불편할 수밖에 없다.

 메이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협상 개시일은 25일 이후다. 이날 '로마조약' 60주년을 맞아 EU 정상회의가 열린다.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설립을 위해 체결된 로마 조약은 EU의 전신이 됐다.

 EU 정상들은 메이 총리가 로마조약 기념일을 앞두고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통보한다면 EU 측에 호전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해 왔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메이 총리에게는 네덜란드 총선 직후 또는 로마조약 기념일 이후인 이달 말이라는 2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외교가는 영국이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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