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지지 불가를 선언하고 속속 진영을 이탈하는 가운데 경찰이 피용 전 총리의 자택에 대해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폴리티코 유럽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파리에 위치한 피용 전 총리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피용은 부인 등 가족들을 보좌관으로 채용해 세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압수 수색은 피용 전 총리가 수사 압력에 굴하지 않고 대권 행보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단행됐다. 그는 부패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후보직 사퇴를 거부했다.
피용 전 총리는 당초 오는 4~5월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평가됐지만 부패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위기에 빠졌다. 그가 정치 족벌주의를 앞장서 조장했다는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피용 전 총리는 오는 15일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프랑스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을 딱 이틀 앞둔 시점이라 이날을 전후해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 지 주목된다.
선거 캠프는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사직하면서 혼란에 휩싸였다. 공화당 경선 패배 뒤 피용의 외교 고문을 맡았던 브뤼노 르 메르 전 농림부 장관을 시작으로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부위원장, 피에르 를루슈 보좌관 등 선거본부 고위급 인사들이 사직한 뒤 10여 명의 캠프 관계자들이 잇달아 피용 전 총리의 곁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선거 캠프 사직 물결이 계속된다면 피용 전 총리에겐 큰 타격이다. 본인 뜻대로 대권 도전을 계속한다 해도 선거 운동을 이끌 인력과 조직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선거캠프는 유세 진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공화당 안에서는 피용이 유세를 통해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사법 체계를 깎아내리려 한다는 우려가 높다.
피용 전 총리는 2일 오후 남부 님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대권 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여러분을 위한 투사가 여기 있다"며 "나는 항복할 뜻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선 피용의 부패 스캔들이 더욱 격화하기 전 대체 후보를 내자는 의견이 나온다. 경선에서 피용에게 패한 알랭 쥐페 전 총리에게 힘을 모아주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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