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뉴시스】정경재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상황에서 불량계란을 납품한 유통업자와 농장주, 음식점 주인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27일 불량계란을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 등)로 유통업자 박모(47)씨와 농장주, 음식점 주인 등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군산과 익산지역 종계장 3곳에서 불량계란을 1판당 1000원에 사들인 뒤, 식당 15곳에 2500~4000원씩 받고 계란 30만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박씨가 유통시킨 계란은 난막이 찢어지거나 깨지고 이물질이 묻어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불량계란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 같은 불량계란을 구입하기 위해 축산관계시설에 출입하는 차량으로 등록하지 않은 1t트럭을 타고 종계장을 드나들었다.

 특히 불량계란을 구입하는 것을 방역초소나 인근 폐쇄회로(CC)TV에 들키지 않으려고 차량 전면 유리를 짙은 검은색으로 선팅하기도 했다.

 박씨에게 계란을 납품받은 음식점 주인들은 이를 손님에게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란탕과 찜, 계란말이 등으로 조리해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최근 전국을 휩쓴 AI로 계란값이 크게 오르자 농장주에게 구입한 계란들을 창고에 보관해오다 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박씨는 경찰에서 "농장에서 싸게 계란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사들였다. AI로 계란값이 오르면 비싼값에 팔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를 상대로 정확한 유통경로를 확인하는 한편, 계란을 납품받은 음식점이 추가로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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