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가족' 이요원 "'짜증 연기' 많이 심했나요"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새 가족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에서 주인공 '수경' 역을 열연한 배우 이요원이 9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1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시나리오를 보고 되게 현실적인 형제들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가족영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뻔한 요소들이 있긴 하지만요."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요원은 이번 영화 '그래, 가족'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형제 간의 문제라 하더라도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다뤘지만 이번 작품처럼 서너 명의 남매들이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소격동 인근에서 이요원을 만났다. 중학생 딸을 가진 엄마라고는 믿기 힘든 동안 외모는 여전했다. 데뷔한 지도 벌써 20년이 됐다.
"너무 일찍 데뷔했죠? 데뷔년도만 생각하면 제가 너무 옛날 사람 같아요. 어른들 말씀처럼 10대가 제일 늦게 가고, 20대는 더 빨리 가고 30대는 훅훅 같다는 게 정말 실감나요."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새 가족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에서 주인공 '수경' 역을 열연한 배우 이요원이 9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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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뭔가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나이가 여자들에게는 30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야성'에 같이 출연한)유이가 30대가 됐다는 말에 '넌 이제 끝이야' 했어요. 호호호."
이번 영화에서는 언제나 불만에 가득 차있는 둘째 '수경' 역할을 맡았다. 영화를 보고 나니 연기한 이요원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
"조금 수위를 조절한다고 했는데도 제가 짜증내는 게 엄청 부각돼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수경이 입장에서는 가족들에게서 좋은 연락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럴 것 같았어요."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새 가족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에서 주인공 '수경' 역을 열연한 배우 이요원이 9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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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잘 안 치우던 '수경'의 성격이 자신과 닮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수경이랑 똑같았어요. (영화 속에서 어질어져 있던 방처럼)제 방만 그랬어요. 엄마가 허락 없이 치우는 것도 너무 싫었고요. 물건을 어디에 뒀는지 제가 다 알고 있거든요. 지금은 정리정돈 되게 잘해요."
하지만 일하는 모습은 '수경'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요원은 "너무 목표만 보고 가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욕심나는 것을 갖지 못했을 때 상실감은 있지만 현실과 타협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는 망가지는 모습도 나온다. '오이냉국 물벼락'을 맞는 장면이다. 원래 시나리오는 오이냉국이 아녔다. "원래는 물김치였어요. 그건 너무 추해져서 안 될 것 같다고 해 오이냉채로 하기로 했어요."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새 가족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에서 주인공 '수경' 역을 열연한 배우 이요원이 9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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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출연 배우들 간의 조합은 상당히 언밸런스하다. 거친 배역을 도맡았던 정만식, 다소 엉뚱한 분위기의 이솜, 애늙은이 정준원 등이 파트너다. 이요원은 "우리가 한 영화에서 만나는 것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다"며 "각자 다른 조합이어서 영화를 살려준 것 같다"고 돌이켰다.
"그런데 정만식 선배는 처음에 좀 무서웠어요, 말씀하시는 것도 무섭고. 그런데 원래 본성은 진짜 (극중 배역인)'오성호' 오빠인 거예요. 너무 신기했어요."
가정을 꾸린 뒤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느냐는 물음에 이요원은 "그런 거 없다"고 웃으며 잘라 말했다. "영화는 들어오면 다 해요. 이거 하나 들어와서 한 거라니깐요."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도 한 번 더 해보고 싶고, 범죄나 오락물 같은 것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다.
"나한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서 시청률이든, 팬이든, 인생이든 최선을 다해 뭔가 발전해나갔으면 하는 생각이예요."
pjk7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