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독, 유착관계?… "이반카, 머독 두딸 재산관리"

기사등록 2017/02/08 23:20:2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맏딸 이반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1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임명법안에 서명하는 모습을 지켜본 후 두 자녀와 함께 떠나고 있다.  2017.02.02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반카 트럼프가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미성년 딸들로부터 신탁 받은 재산을 관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재벌’ 트럼프 가문과 ‘언론 재벌’ 머독 가문이 아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반카는 머독의 딸인 그레이스(15)와 클로이(13)가 보유한 21세기 센추리 폭스와 뉴스코퍼레이션의 지분 3억 달러(약 3438억원) 규모 재산에 대한 피 신탁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FT는 두 회사는 현재 머독과 그 가족들이 경영하고 있지만, 한동안 이반카가 머독 딸들의 개산을 관리해 왔다는 사실은 트럼프 가문과 머독 가문이 아주 밀접한 관계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반카는 아버지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28일 머독 딸들의 재산 피 신탁인 역할을 그만두었다. 이반카가 언제부터 머독 딸들의 재산 관리를 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레이스와 클로이는 머독과 중국계 미국 이민자인 웬디 덩(鄧文迪) 사이에서 태어난 딸들이다. 두 딸의 지분은 5명으로 구성된 신탁위원회에서 관리했다. 이방카는 이들 위원 중 한명이었다.

 이반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는 지난달 9일 백악관 선임고문에 임명됐다. 쿠슈너는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와 함께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반카는 백악관에서 어떤 직위도 많지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최종병기’라 불리는 이반카는 지난 2일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에서 열린 ‘춘절’행사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의 실세 행보를 하고 있다.

 이반카는 지난 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와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앤컴퍼니 CEO 등이 참석한 백악관 미팅에 함께 하기도 했다.

 이반카는 머독과 그의 전처 웬디 덩 등과 10년 가까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 뉴욕커의 지난해 8월 보도에 따르면 2008년 이반카와 남편 쿠슈너가 결별 위기까지 갔을 때 두 사람을 화해시킨 이는 바로 머독이었다. 더 뉴욕커는 당시 머독이 두 사람을 자신의 요트에 초청해 화해를 주선했다고 보도했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딸 이반카와 함께 전용 헬기 마린 원을 타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17.02.02
 FT는 머독이 수시로 트럼프 대통령 및 이반카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또 뉴욕 매거진(New York magazine)의 최신 보도를 인용해 트럼프가 머독에게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FCC는 미디어 산업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12월 대형 통신회사인 AT&T는 워너 브라더스 영화사와 HBO, CNN등 방송사를 거느린 타임워너사를 854억 달러(약 97조4414억원)에 매입했다. 타임워너는 머독이 눈독을 들이던 회사였다. 머독은 AT&T와 타임워너 간 인수합병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머독은 지난 2015년 타임워너 인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다.

 이런 머독이 FCC 위원장을 맡을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 심사를 FCC가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가문과 머독 가문이 특별한 관계임이 밝혀지면서 트럼프의 ‘앙숙’인 폭스뉴스 앵커 메긴 켈리의 갑작스런 이적도 새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내내 트럼프와 설전을 벌였던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달 말 지상파 방송인 NBC로 이적했다. 계약 만료 6개월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NBC에서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진 캘리는 “세 아이와 시간을 더 보내기 위해 직장을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85세인 머독은  18개월 전 회사 경영을 두 아들 제임스와 래클런에게 물려 준 뒤 2선으로 물러났다. 현재 21세기 폭스뉴스의 CEO는 차남인 제임스 머독이다. 장남인 래클런은 아버지와 함께 21세기 폭스뉴스 및 뉴스코퍼레이션의 공동 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

 머독은 2선으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막후에서 여전히 회사 경영에 왕성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폭스뉴스의 로저 에일스 회장 겸 CEO가 성추문에 휘말려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한 것 못지않은 활동을 하고 있다.

 sangjo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