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맏딸 말리아도 "트럼프 행정명령 반대" 시위
【파크시티=AP/뉴시스】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맏딸 말리아(가운데)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유타주 파크 시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형 송유관 건설 허용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말리아가 24일 파크 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 영화제에 영화사 하베이 와인스타의 인턴 사원 자격으로 참여해 길을 걸어가고 있는 모습. 2017.01.31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난민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시위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미국에서 전직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의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계기로 오바마의 맏딸 말리아(18)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DAPL) 건설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아버지 오바마는 시위를 '민주 사회 시민의 의무'로 격려하고, 딸 말리아는 직접 시위에 참여하는 모양새이다.
말리아는 하버드대 입학을 앞두고 현재 하베이 와인스타인 영화사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말리아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의 보도에 따르면, 말리아는 지난 24일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리고 있는 선댄스 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 DAPL 건설 행정명령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 말리아는 송유관 건설 반대시위를 주도해온 '스탠딩 록 수(Standing Rock Sioux)' 족의 데이브 아참볼트 족장이 여는 개별 행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AP/뉴시스】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애틀에서 24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 재개 행정명령 발동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 참가자가 '다코타액세스송유관(DAPL) 반대. 물, 인권, 지구 보호'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 2017.01.25
말리아의 송유관 건설 허용 행정명령 반대 시위 참가 사실이 맨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25일이다. 시위에 참가했던 영화배우 셰일린 우들리가 이날 '데모크라시 나우'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시위 현장에서 말리아를 봤느냐"를 질문에 "말리아를 보게 돼서 놀라웠다. 그리고 지난 밤에는 데이브 아참볼트 족장이 연 행사에서도 말리아를 봤다. 거기서 그녀를 보다니 굉장했다"고 말하면서 공개된 것. 우들리는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반대 시위를 적극적으로 벌여온 할리우드의 대표적 환경운동가로, 시위 도중 경찰에 연행된 적도 있다.
우들리는 말리아에 대해 "가족(의 울타리) 밖에서 한 인간이자 여성으로서 그녀가 민주주의에 기꺼이 참여했다"며 "성(오바마)과 무관하게, 민주주의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신이 앞으로 가질 자녀를 위한 세상을 없다는 사실을 그녀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환경파괴와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지난 해 12월 건설 중단 행정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지난 해 8월부터 건설 현장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여왔던 환경운동가들과 지역주민들은 오바마가 임기 내내 송유관 건설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표하지 않다가 퇴임 직전에야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뒤늦게 나마 취해진 송유관 건설이 중단된데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24일 오전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등 2대 송유관 신설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말리아가 참여한 시위는 이날 오후 열렸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대형 송유관’ 신설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2017.01.25
한편 '퍼스트 대즈(First Dads) :조지 워싱턴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부모노릇과 정치'란 책의 저자인 조슈아 켄덜은 CSM과의 인터뷰에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막내딸 에이미도 아버지의 퇴임 후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1986년 매서추세츠주에서 열린 중앙정보부(CIA) 비난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에이미 카터는 이듬 해에는 기소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카터 전 대통령은 딸 에이미의 시위 활동을 적극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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