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유총연맹, 靑 요구대로 국정교과서 찬성 집회 대거 개최

기사등록 2017/01/26 12:02:00 최종수정 2017/01/26 16:36:15
【서울=뉴시스】김준모 김현섭 이혜원 기자 = 자유총연맹 소식지 KFF뉴스 화면 캡처. 2017.1.26  jkim@newsis.com  afero@newsis.com  hey1@newsis.com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당일 국정화 지지 집회에 연맹 5000명 참석
"민중총궐기 대응 집회에 우리만 갈 수는 없어 보수단체 합동 개최"
"애초 서울역이던 집회 장소를 허준영 회장이 요청해 용산으로 변경"
각 지역 지회와 해외 지부에서도 잇따라 국정화 지지 결의대회 개최
허현준 靑 행정관 "연맹, 국정화 찬성 집회 개최 안 해" 설득력 없어

【서울=뉴시스】김준모 김현섭 이혜원 기자 = 청와대로부터 '관제 데모' 요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한국자유총연맹이 2015년 11월 해외 및 지역별 지부, 지회 등을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찬성 집회와 관련 행사들을 집중적으로 개최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이는 허현준(48)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지난 23일 뉴시스의 자유총연맹 관제 데모 단독 보도 이후 보내온 입장문을 통해 "자유총연맹 관계자에게 역사 국정교과서 찬성 집회를 지시한 바 없다"며 "자유총연맹은 2015년 11~12월 기간 국정교과서 찬성 집회를 개최한 바 없다. 11월14일 민중총궐기에 대응하는 집회를 개최한 바 없다"고 반박했던 내용과 완전히 배치되는 사실이다.

【서울=뉴시스】김준모 김현섭 이혜원 기자 = 자유총연맹 소식지 KFF뉴스 화면 캡처. 2017.1.26  jkim@newsis.com  afero@newsis.com  hey1@newsis.com
 따라서 허 행정관의 반론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뉴시스 1월23일 '허현준 靑행정관 "관련 단체에 협조 요청…통상적 업무 차원"' 기사 참조>

 허 행정관의 주장과 달리 자유총연맹이 2015년 11~12월 기간 국정교과서 찬성 집회를 잇따라 개최했다는 사실은 자유총연맹이 자체 발행하는 소식지 'KFF 뉴스'를 통해서 쉽게 확인된다.

 2015년 11월16일에 발행된 KFF뉴스 제134호에 따르면 자유총연맹은 같은 달 14일 서울 용산구 게이트웨이 타워 앞에서 역사교과서대책범국민운동, 애국단체총협의회,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지지 국민대회'에 주도적으로 참가했다.

 총 8개면으로 구성된 소식지는 1면에 이 행사를 소개하며 첫 줄에 "역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연맹 회원들의 목소리가 서울 중심가에 힘차게 울려 퍼졌다"고 적었다.

 2만여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 자유총연맹은 당시 허준영 중앙회장, 윤규식 사무총장, 이성희 조직특보 등 본부 임직원과 서울·인천·경기지부 간부, 회원 5000여명이 참여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과 '올바른 역사교과서' 제작에 대한 지지 결의를 다졌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당시 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바른 역사교육에 대한 미주 동포들의 지지 여론을 전하고 "이번에야말로 대한민국 현대사를 민중사관의 늪에서 끌어내 우리 학생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고 자유통일의 그날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김준모 김현섭 이혜원 기자 = 자유총연맹 소식지 KFF뉴스 화면 캡처. 2017.1.26  jkim@newsis.com  afero@newsis.com  hey1@newsis.com  
 연맹 회원들은 '위대한 대한민국 역사를 폄훼하지 말라', '바른 역사교육은 대한민국의 희망' 등의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같은 날 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가 열렸다. 당시 서울 시청과 광화문 광장 일대에 약 10만명이 운집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노동정책 등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고(故)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것도 이날이다.

 허 행정관은 앞서 같은 달 3일 자유총연맹 고위 관계자 A씨에게 "11.14(토,16시,광화문) 민중총궐기대회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면서 "집필진 공격에 대응하는, 검정 교과서 집필진 문제점 및 좌파단체의 친북 반(反)대한민국 행적 등 컨텐츠를 갖춘 2차 전투에도 대비하고, 반대진영의 대규모 시위에도 맞서는 준비를 미리 미리 구상하고 협의하여 함께 해줬으면 한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뉴시스 1월23일 '[단독]청와대, 자유총연맹에 '관제 데모' 지시했다' 기사 등 참조>    

 A씨는 뉴시스 기자와 만나 "민중총궐기 대응 집회(맞불 집회)에 우리만 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래서 보수단체들이 합동으로 한 것"이라며 "장소도 서울역에서 하면 충돌이 생길 것 같아 우리 허준영 총재가 협조를 요청해 용산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자유총연맹은 이 뿐만 아니라 지방 및 해외에서도 국정교과서 관련 행사를 집중적으로 개최했다.

 자유총연맹 경기도지부는 같은 달 2일 하남시 춘궁동 잔디구장에서 허 회장,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 등 내외빈과 회원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2회 경기도 한마음 대회’를 개최하면서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 결의문을 채택했다.

【서울=뉴시스】김준모 김현섭 이혜원 기자 = 자유총연맹 소식지 KFF뉴스 화면 캡처. 2017.1.26  jkim@newsis.com  afero@newsis.com  hey1@newsis.com  
 같은 날 충북도지부는 청주시 문화동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날인 3일에는 미국 시애틀컴포트스위트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미주지역 지부 총회에 허 총재와 미국·캐나다 지역 지부 회장 13명이 참석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를 주요 현안으로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에 전폭적으로 공감하며 '올바른 역사교과서' 만들기에 미주 애국세력들과 함께 힘을 보탤 것을 결의했다. 허 총재도 격려사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며 "외국에서 반한(反韓) 정서를 확산하려는 움직임에 단호히 응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5일에는 미국 앵커리지 한인회관에서 허 회장과 회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알래스카지부 결성식을 개최했는데, 역시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를 결의했다.

 이 같은 해외 지부들의 결의사항을 담아 자유총연맹 소식지 1면 하단에는 '한국자유총연맹 미주 지부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합니다!'라는 의견문이 실렸다. 워싱턴, 뉴욕, 애틀란타, 시카고, 댈라스,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하와이, 알래스카, 밴쿠버, 토론도 지부 일동 명의로 국정화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이어 7일 울산시지부에서는 동구 전하체육센터에서 회원 등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12회 회장기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하며 올바른 역사교육 범시민운동에 적극 동참을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같이 열었다.

【서울=뉴시스】김준모 김현섭 이혜원 기자 = 허현준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이 2015년 11월3일 자유총연맹 관계자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중 '좌파 단체' '2차 전투 대비' 등을 언급하고 있는 부분. 2017.1.23  jkim@newsis.com  afero@newsis.com  hey1@newsis.com
 10일 강원 강릉시지회는 포남동에서 간부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바른 역사교육 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10~11일에 경남도지부는 임직원과 조직간부 2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통영시 충무마리나리조트에서 '2015 선진도민 의식 함양교육'을 실시하며 '올바른 역사교육 지지 결의문'을 채택했다.

 12일 경남 진주시지회는 지회 사무실에서 간부, 회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바른 역사교육 알리기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역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대국민 결의문을 채택했다. 소식지에 따르면 참석 회원들은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역사교육을 하루빨리 정상화하고 국가의 미래방향을 올바로 설정하는 중요한 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애국시민 단체들과 한마음으로 손잡고 역사교육 정상화 운동에 힘차게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자유총연맹의 이들 국내외 행사는 청와대 요구대로 모두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지지하는 취지 일색이다.

 당시 일련의 행사들에 대해 A씨는 "청와대에서 '이번엔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해 풀어가자'는 식으로 포괄적 요청을 한다. 그러면 나름대로 저희 특성에 따라서 각 지역에 '맞춰서들 해라'라고 내려주는 식이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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