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 증인 출석
【서울=뉴시스】김승모 나운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증인으로 나선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당시 정부를 지지하지 않은 문화예술인 등 젊은 층을 포용하겠다는 약속이 김기춘 전 실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이후부터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장관은 자신이 장관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장관은 2006년 문화관광부 차관을 끝으로 퇴직한 이후 다시 2013년 문체부 장관으로 복귀한 계기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전화 때문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박 당선자가 전화해 "본인이 선거과정에서 문화예술을 비롯한 젊은 사람들이 자신을 거의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그 사람들을 안고 가는 게 자기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사람에게 물어보니 당신(유 전 장관)이 적임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관) 자리를 맡아서 반대했던 사람들을 안고 가 달라고 부탁해서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수락했다"고 장관직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박 대통령과의 약속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2013년 8월 등장하면서 지켜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유 전 장관은 "정권이 출범해서 상당기간 동안 그 약속이 지켜졌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2013년 8월에 김기춘이 비서실장으로 오고 난 이후부터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김 실장이 온 이후 박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김 실장이 모철민 당시 교육문화수석을 통해서 정부 비판 세력에 대한 응징 또는 불이익을 요구하는 요청이 끊임 없이 왔다"며 "당시 교문수석실과 문체부 사이에 계속 갈등이 생겼고 그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2014년 1월 29일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면담에서 반대하는 쪽 안고 가셔야한다. 그 일을 맡겨주셔서 제가 들어왔고 그 역할 못 하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믿고 맡겨 주십시오' 했더니 박 대통령은 '원래 약속한대로 하세요'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면담에 배석했던 모 전 수석에게 "앞으로 김 비서실장이 뭐라고 지시를 하든 나는 그 지시를 들을 생각이 없다"는 말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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