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회 주장보다 좁게 채택돼 불만족"
【서울=뉴시스】강진아 이혜원 기자 = 국회 탄핵소추위원 권성동(57·사법연수원 17기) 법제사법위원장이 17일 "헌법재판소가 수사과정에서 영상이 있고 변호인 입회가 된 진술조서만 인정하고 나머지를 부동의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권 위원장은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에 전문법칙이 인정돼 바로 증거 채택이 되길 바랬다"며 "국회 측 주장보다 폭이 좁게 채택돼 불만족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다만 많은 조서가 변호인들 입회 하에 이뤄져 증인 철회가 될 것으로 예상돼 탄핵심판절차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나오지 않고 있다. 변호인 참여 하에 진술해 조서가 채택될 수 있고 나중에 증인 철회가 될 수 있다"며 "차은택씨, 김종 전 차관 등은 피청구인 측에서 증인신청을 안하면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권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변론 마친 평가는.
"증거 채부에 관한 헌재 결정이 있었다. 헌재가 수사과정에서 동영상이 있고 변호인 입회가 된 부분만 인정해주고 나머지 진술은 (피청구인 측이) 부동의할 경우 탄핵법정에 나와 증언해야만 증거채택을 하겠다고 결정했다. 기대에 미치진 못하지만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다행히 많은 조서가 변호인들 입회하에 이뤄져서 신청증인이 철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심판 절차가 좀더 빨리 진행될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증거 채택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공개하기 어려운가.
"논의해서 철회 신청을 하도록 하겠다. (공개 여부는)변호사와 상의하겠다."
-구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국회가 제출한 증거에 전문법칙을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본다. 수사기관이 작성한 조서에 전문법칙의 예외가 인정돼 바로 증거 채택이 되길 원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변호인이 입회하거나 영상이 촬영된 조서만 채택했다. 국회 측 주장보다 폭이 좁게 채택돼 불만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정호성 전 비서관 진술조서의 경우인가.
"그런 부분도 있다. 황창규 KT 회장과 황은연 포스코 사장 등은 변호사 없이 조서를 작성했다. 증인으로 부르면 절차가 지연되는데 그런 면이 아쉽다."
-최순실씨 조서는 변호인 입회했는데 이의 신청해 채택이 안됐다.
"이의한 것만 채택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최씨 조서는 다 부인해서 탄핵사유를 입증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
-안종범 전 수석 수첩도 일부만 인정됐는데.
"그것도 불만족스러우나 헌재가 결정한 것에 이의를 제기할 방법이 없다. 법원은 즉시항고 등이 있지만 법치주의 하에서 존중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나머지 증거는.
-증거채택이 탄핵심판 속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계량화할 수 없어 판단하기 어렵다. 신청한 증인 중 철회하는 부분이 생겨 조금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핵심 증인인 고영태씨가 불출석했는데 소재 파악이 안되나.
"소추위원단은 소재파악을 할 공권력이 없다. 어떤 연락처도 갖고 있지 않다."
-황창규 회장 등 채택 안된 증인은 누구 신청하나.
"변호사들하고 논의를 해봐야해서 확답하기 어렵다. 가급적 내일 모여서 논의하고 헌재에 신청할 계획이다."
-입증하는덴 어려움이 없다고 하는 이유는.
"진술조서를 부동의하면 형사재판 원칙 상 진술자가 법정에 나와 증언을 해야한다. 예컨대 삼성 관계자들이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받았는데 피청구인 측에서 부동의를 하면 이들을 불러서 증인신문을 해야한다. 그런데 재판부에서 변호인이 참여한 조서는 증거채택을 해줘서 제외되니까 예상보다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이다. 다만 수사기관이 조사한 것은 그들이 다 읽어보고 날인했기 때문에 증거로 채택해주길 바랐는데 안돼서 아쉽다. 부동의해서 전부 증인으로 나올 때보단 빨라진다는 것이다."
-철회하는 증인으로 차은택, 김종 전 차관 등 말했는데.
"최종결정 아니라서 여기서 말할 수 없다."
-오늘 결정이 불리하다는 측면도 있는데.
"(이춘석 의원)증거채부를 판단하는 범위나 각도에 따라 누구에게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헌재가 제한적으로 증거를 채택했지만 나머지는 안해서 실제 소추위원단이 불리한 위치에 처했다. 자기 방어를 위해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받은 사람은 법률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소추위원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 이는 자유롭게 진술했다. 이해관계가 없는 3자적 위치에 있는 이들의 진술도 변호인이 없어서 채택되지 못했다. 피청구인 측도 부동의를 해서 법정에 다 부르게 됐고 고영태씨 등 유리한 증언을 할 이들을 법정에 불러야 할 부담이 있다."
-덧붙일 말은.
"(손금주 의원)피청구인 측은 증거법 관련 형사소송법을 다 적용해야한다는 주장이고, 청구인 측은 헌재가 재량을 갖고있어 민사소송법 등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헌재 입장에선 나름의 기준을 가져왔다고 본다. 피청구인 측이 부동의해도 증거로 채택하겠다는 것이기에 헌재 기준을 반박하거나 그 자체를 흔들 생각은 없다. 다만 유리한 증거를 헌재에 제시하고 증거로 채택되게 하는 측면에서 다소 불리한 부분 있다. 변호인단과 협의해서 하나씩 풀어나가겠다."
-절차 관련해 마지막으로.
"(권성동 의원)유불리를 떠나 양측 주장을 절충해 헌재가 결정했다.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안나왔다. 다음에도 안나오면 변호인 참여 하에 진술했고 조서가 채택된다. 소재파악이 안되면 증인 철회할 수 있고 절차가 단축될 수 있다. 차은택씨, 김종 전 차관 등은 피청구인 측에서 증인신청을 안하면 우리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조서에 충분히 탄핵사유를 입증할 만한 내용이 있다. 다만 우리 주장이 헌재에 100% 수용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것이다."
a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