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산업연맹(CBI)의 캐롤라인 페어베언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향방에 대해 "무질서한 경착륙이 현실화될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어베언 총장은 "(EU에서) 그냥 걸어나오는 것을 지지하는 이들과 대화를 해 왔다"며 "그렇게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우리 회원사들이 논의한 내용을 다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페어베언 총장은 영국이 EU 단일시장을 탈퇴해 EU와의 교역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정한 일반적인 규범을 따르게 될 경우 무역 활동에 상당한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적절한 계획과 준비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WTO 규범을 적용받게 된다면 영국 경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EU 탈퇴를 놓고 답을 찾지 못한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페어베언 총장은 메이 총리가 유럽과의 '열린 무역'을 최우선시 해야 한다며 "(시장에 대한) 장벽없는 접근은 영국 기업들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개방적인 친 무역 국가라는 평판을 유지하려면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며 "전 세계가 우리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핵심 교역국들에 대한 향후 영국의 접근법, 외국인 노동자 고용과 관련한 새로운 이주 정책 등을 이른 시일 내 명확히 하지 않으면 기업체들 사이 온갖 추측만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이 총리는 17일 브렉시트 중대 연설을 통해 구체적인 EU 탈퇴 계획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을 완전히 떠나는 브렉시트 경착륙 방침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영국 총리실이 선공개한 연설문 내용을 보면 메이 총리는 "부분적인 EU 회원 자격, 준회원국 등 반쪽은 머물고 반쪽은 떠나는(half-in, half-out) 어떠한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지난 10월 재무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브렉시트 경착륙시 국내총생산(GDP)이 9.5% 하락하고 연간 660억 파운드(약 9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드 브렉시트 찬성파는 영국이 EU를 깔끔하게 떠나 새 무역, 안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본다. 브렉시트 연착륙을 선호하는 이들은 무모하게 EU를 탈퇴하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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