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창업 '시한폭탄']실업자 첫 100만돌파…올해 고용상황 더 심각

기사등록 2017/01/12 14:21:24
미국發 신보호무역주의 확산·中 '한한령' 등 수출환경 악화 우려
김영란법·AI도 악재…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에 고용불안 양상 커져
청년실업도 심각하지만 사지로 내몰리는 자영업자 보호대책도 절실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가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아르바이트생이나 계약직 등 '잠재적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 실업률은 2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실업률 상승에 대해 내수 경기부진과 조선·해운업 등의 대규모 구조조정, 수출부진 등 지난해 하반기 들어 고용창출 여력이 큰 제조업 고용부진이 심화된 것을 주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해 대외적으로 신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미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무역장벽 증대와 '한한령' 등 중국의 비관세 무역 장벽 등으로 인한 수출환경 악화가 예상되면서 고용상황이 더 심각해 질 것이라는 데 있다.

 여기에 내수는 정치·사회적 불안정 고조로 인한 경제심리 약화와 투자와 소비부진 양상이 심화되고 물가상승으로 인한 내수절벽 상황도 예상된다. 여기에 김영란법과 조류인플루엔자(AI)도 내수 악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고 고용불안 양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통계청이 지난 11일 발표한 '2016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 수는 101만2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여명이 늘었는데, 경남지역에서만 1만3000여명이 늘어 조선·제조업 구조조정의 여파를 실감케 했다.

 청년실업률도 10%를 넘어서면서 '고용절벽'에 부딪힌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도소매, 숙박·음식, 건설업 취업자 수는 각각 4만4000명, 2만2000명 늘었다. 일용직·비정규직이 많은 분야다. 영세자영업자도 15만5000명이나 늘었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건비마저 줄여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지며 고용원 없는 1인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7000명 증가해 400만명(전체 570만 자영업자의 82%)을 넘어선지 오래다. 이들 영세 자영업자들은 소득정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의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2015년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소득 증가율은 1.2%로, 임시·일용근로자(5.8%)나 상용근로자(2.1%)보다 훨씬 낮았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0.7%를 감안하면 실질 소득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으며, 자영업자의 20%는 월 매출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주는 상황에서 자영업자 대출은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46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환능력이 줄어듦에 따라 이들 자영업자의 대출은 가계부채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대부분 상환보다는 만기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여지껏 빚을 내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실패할 경우 자산을 잃고 부채까지 떠안는 악순환 속을 겪는 사례가 빈번했지만, 서민들이 생계를 위해 뛰어들 곳은 자영업 밖에 없다게 대한민국의 부인할 수 없는 씁쓸한 현실이라는 점을 대변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치 경제적 환경이 어려운 상황 속에 청탁금지법까지 발효되고, 식재료 값까지 인상돼 요식업 등 소상공인들의 위기는 심각할 상황"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폐업하는 업체들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로 근긴이 버티던 곳들도 속속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김영란법 보완 대책부터 이른시일 내에 결론을 내고, 사지로 내몰린 자영업자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호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m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