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는 작가가 '살풍경', '실밀실'과 함께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연작이다. 동물이 없는 '동물원 우리' 풍경을 담아냈다. 텅빈 '자리'같은 공간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장치나 기구들만 남아, '몹시 쓸쓸하고 고요한 '살풍경'함을 전한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연작은 이전과 비교해 내용적인 부분의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이전 보다 더욱 한정된 공간과 무대 장치에서 오는 답답함으로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첫번째 '자리'전에서는 감정적으로 대상을 바라보게 했다면, 이번에는 감상적인 부분을 약화시키고 동물원 구조 장치들을 더 주목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장치나 기구들은 어설퍼 더 삭막해보인다. 나무 기둥들과 밧줄들이 얼기설기 엮어져 있는가 하면 폐타이어로 만든 그네, 천장에 끈으로 매달린 공이 위태롭게 남아있다.
인위적이고 가변적인 장치들을 통해 작가는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우리 사회의 현실을 감정없이 메마르게 보여주고 있다.
7회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사무소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이 전시는 KH바텍의 미술전시 공간 페리지갤러리 기획전으로 'Perigee Artist' 시리즈 열한번째 전시다. 한국의 현대미술을 견인하는 40대 작가들을 1년간 지속적으로 소개해오고 있다. 전시는 2017년 2월 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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