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주 전부터 임박설이 나돌던 이번 모술 전투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상대로 벌어졌던 전투들 중 최대규모로 추정된다. 지난 2003년 이라크 전 발발 이후 벌어진 전투 중 최대규모란 지적도 있다.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 개월간 지속될 수도 있다. 이라크 정부는 물론 IS도 모술을 잃지 않기 위해 결사의 전의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술은 과연 어떤 곳이며, 이라크 정부와 IS가 모술을 차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술은 이라크에서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으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도시이다. 수도 바그다드 북서쪽으로 360km 지점에 있는 모술은 북쪽으로는 터키, 서쪽으로는 시리아와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는 고대 앗시리아 제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시내에는 고대 종교,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모술이 이라크 경제에 특히 중요한 이유는 바로 유전 때문이다. 모술 인근에는 나즈마, 카야라, 히미린, 아인 잘라 유전 등이 포진해있다. 특히 아인 잘라 유전은 이라크에서 가장 오래된 유전 중 하나이다. 2014년 IS가 모술을 점령하기 전까지만해도 이들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모술을 거쳐 터키 지중해변 도시로 전달됐다.
모술은 이라크 수니파의 중요한 거점이란 점에서도 종교적으로 의미가 크다. 수니파인 IS가 점령했을 당시 모술의 수니파 주민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했던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IS 점령 전에는 수니파 뿐만 아니라 쿠르드, 터키계, 야지디족, 기독교 신자들도 거주하고 있었으나, IS가 모술 내에서 수차례 대량 학살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현재 인구 구성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IS는 모술 공항에서 정부군의 헬리콥터와 무기고를 확보했으며, 모술 남쪽의 공군기지도 장악했다.특히 모술 중앙은행에 있던 약 5억 달러의 현금과 금괴까지 손에 넣었다. IS는 모술을 장악함으로써 무기와 현금, 금과 석유까지 확보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무장조직이 됐다. 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와 비교하면 이라크 모술은 IS에겐 '돈방석'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당시 직접 모술을 방문해 '칼리프체제'를 선언할 정도로 관심과 공을 들였던 이유는 바로 이런 점 때문이었다.
이라크 정부가 모술 탈환에 성공할 경우, 정부에게는 정치적 안정과 국가통합을 다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반면 IS에게는 이라크 내에서 기반을 사실상 거의 다 상실하는 것을 의미한다. IS는 이미 키르쿠크, 라마디, 팔루자 등 핵심 거점들을 잃은 상태이다. 모술 인근의 카야라 공군기지도 이미 수 주전 정부군에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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