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협회에 등록된 자산운용사는 총 138개다. 작년 말 93개였던 자산운용사가 상반기에만 45개(48.4%)가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9월 말에는 150개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숫자는 지난 2010년 말 80개로 증가한 이후 약 5년 동안 특별한 증감이 없었다. 5년 평균 증가율은 3.1%에 그쳤다.
그러다 작년 4분기부터 급증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분기별로 신설 자산운용사 숫자를 살펴보면 작년 4분기에 6개, 올해 1분기에 22개, 올해 2분기에 23개로 나타났다.
자사운용업계에 몸 담은 임직원도 빠르게 늘어 6000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임직원 숫자는 올해 6월 말 5959명으로 작년 말 5299명에 비해 12.5%(660명) 늘었다.
이처럼 자산운용사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은 작년부터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진입규제와 요건을 대폭 완화한 데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운용사 진입규제를 등록만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등록제로 전환하고, 자기자본 20억원 및 전문인력 최소 3인 이상 등 진입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또 올해 5월에는 증권사의 사모펀드운용업 진입을 허용하는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이 지난 8월 초 증권사 최초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운용사 등록을 완료했으며, 10~15개 증권사도 사모펀드운용업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그룹 1운용사 원칙이 폐지된 것도 자산운용사 시장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자산운용에 특화된 자산운용그룹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은 내년 1월 내부 운용본부를 분리해 삼성액티브자산운용(가칭)과 삼성헤지자산운용(가칭)을 신설 출범시킬 예정이다.
다만 자산운용사의 진입 증가 등 경쟁이 심화되는 과정에서 일부 회사는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등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자산운용사는 총 53개사로 작년 말 대비 약 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설 운용사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에 신설된 45개 자산운용사 중 2분기에 순손실을 기록한 운용사가 26개에 달한다.
자본시장연구원 태희 선임연구원은 "영업기반이 약한 신설 운용사의 절반 이상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최근 경쟁심화로 인해 시장 진입 후 영업기간이 짧은 신설 자산운용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용사의 적자 상태가 펀드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자산운용사 차원의 재무구조 확충 자정노력이 필요하다"며 "또한 금융당국 차원이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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