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통신은 17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탄불의 한 장례식에서 정부 기관에 암약하고 있는 귤렌 추종자라는 '바이러스'를 깨끗이 쓸어내 버리겠다고 국민들에게 맹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에르도안은 법무부와 외무부를 통해 귤렌 및 그의 국외 거주 추종자들의 터키 송환을 해당국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간 앞서 터키 법무장관은 미국이 터키 정부의 귤렌 송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스스로 평판에 먹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중들은 에르도안의 귤렌 세력 숙청 맹세에 "페툴라는 와서 죗값을 치르라" "우리는 사형 형벌을 원하다" 및 "알라는 위대하다"는 구호를 연창했다.
에르도안 정권은 쿠데타 전부터 귤렌 추종자들이 터키의 사법부와 경찰 조직에 상당한 세력을 구축했다고 보고 의심 분자 수백 명을 해고한 데 이어 이번 쿠데타 직후 3000명에 가까운 판사와 검사들을 파면하고 억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5일 밤(현지시간) 시작됐다가 실패한 쿠데타가 미 펜실베이니아에 머물며 '히즈메트 운동' 조직을 이끌고 있는 옛 동지 페툴라 귤렌이 선동했다고 16일 오후부터 실명으로 주장하면서 미국에 송환을 요구했다.
이 같이 귤렌이 거명되면서 불똥이 미국 정부에 튀어 터키의 실패한 쿠데타에 미국이 연루되어 있다는 말까지 돌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17일 오전 "이번 쿠데타는 신의 준 선물이다, 군을 숙정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라면서 쿠테타 모의에 가담한 자들이 대가를 톡톡히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그러면서 에르도안은 미국 정부에게 귤렌을 송환해 줄 것을 거듭 요구했다.
당사자인 귤렌은 쿠데타 연루를 전적으로 부인하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여러 번의 군 쿠데타에 시달려왔던 사람에게 쿠데타 시도에 연관됐다고 지적하는 것은 참으로 모독적"이라고 반박했다.
75세의 귤렌은 자의로 미 펜실베이니아로 망명한 뒤 15년 간 머무르고 있다.
쿠데타 실패가 확실해진 16일 터키의 술레이만 소이루 노동장관은 쿠데타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이에 미 케리 장관이 강력하게 성토했다.
미 국무부는 케리 장관이 "이 실패한 쿠데타에 미국이 어떤 역할이라도 맡은 냥 공개적으로 암시하거나 주장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며 우리 양국 관계를 망친다"고 터키 외무장관에게 전화 통화로 항의했다고 성명으로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다른 외국 지도자와 마찬가지로 터키의 모든 당사자들이 법치주의 안에서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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