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최근 1년간 크고 작은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치안 불안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와 터키 정부가 테러 단체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PKK 연계조직인 쿠르드자유매파'(TAK) 등 복수의 단체가 번갈아가며 공격을 일으켜 왔다. 특히 PKK나 TAK는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테러를 벌였다.
◇ 터키에서 크고 작은 테러 잇따라
아타튀르크 공항 테러는 올해 들어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4번째 테러다. 앙카라 등 다른 지역까지 포함하면 그 횟수는 더 늘어난다. AP통신은 지난 1년간 터키에서 일어난 주요 테러만 7차례에 달한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선 가장 최근에 발생한 아타튀르크 공항 테러는 IS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아직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무장단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비날리 일디림 터키 총리는 "'다에시'(Daesh·IS를 비하하는 아랍어)가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19일에는 이스탄불 중심가인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자살 폭탄이 터져 테러범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에프칸 알라 내무장관에 따르면 자폭범은 터키 국적의 메흐메트 오즈투르크(24)이며 IS와 관련된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IS가 테러를 벌였다고 직접 주장하지는 않았다.
지난 2월17일도 TAK가 앙카라에서 군인을 겨냥한 자살 차량 테러를 벌여 29명을 살해했다. 1월12일에는 IS와 연관된 시리아 남성이 이스탄불 유명 관광지 술탄아흐메트 구역에서 자폭 공격을 벌여 독일인 12명을 숨지게 했다.
지난해 10월10일에는 앙카라의 기차역 광장에서 열린 평화집회 현장에 자폭 공격이 2차례 잇따라 발생해 103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다쳤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터키 당국은 IS의 하부 조직이 벌였다고 결론내렸다.
같은 해 7월20일에는 쿠르드계 터키인이 시리아 접경 도시인 수루크에서 자폭 테러를 벌여 33명이 숨지고 100명 가까이 다쳤다. 테러범은 IS와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 각국 정부, 터키에 '여행자제' 등 권고
터키의 치안 문제가 대두되자 각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리는 등 조치를 취했다.
지난 27일 미국은 터키 여행과 관련한 새로운 경보를 발령했다. 미 국무부는 터키 전역에 걸쳐 테러단체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며, 특히 터키 남동부 지역을 여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영국 외무부는 여행 권고문에 "테러 위협이 높다"고 했고 호주 정부는 터키 앙카라와 이스탄불을 2번째로 높은 권고 수준에 올려놨다. 이는 테러 위협이 높으니 해당 지역에 가는 것을 다시 고려해보라는 점을 의미한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1월 터키 이스탄불의 여행경보 단계를 '여행 유의'에서 '여행 자제'로 상향조정했다. 시리아·이라크 국경과 맞닿아 있는 터키 전 지역과 이란 국경과 인접한 일부 지역에는 철수 권고를 발령했다.
◇ 관광산업 타격…난민 수용·독재 정부 등 문제 산적
터키는 테러리스트를 체포하고 은신처를 급습하는 등 진압에 나섰으나 관광 산업에 직격탄이 떨어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관광이 터키의 주력 산업인 만큼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올해 터키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 숫자는 4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아타튀르크 공항 테러가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BBC는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는 '터키는 굴복하지 않을 것'(TurkeyWillNotSurrender)이라는 해시태그(#·hashtag) 운동이 퍼지고 있다. 무능한 정부를 탓하며 '정부는 사임해야 한다'(#TheGovernment ShouldResign)고 촉구하는 네티즌들도 늘어나고 있다.
터키는 자국에 밀려드는 시리아 난민 수용과 현 정권의 언론탄압 등 독재 통치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터키는 전체 인구 7600만 명의 4%에 달하는 310만여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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