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우려 고조…국내 증시 당분간 '지뢰밭'

기사등록 2016/06/20 10:03:47 최종수정 2016/12/28 17:12:32
"브렉시트 현실화땐 유럽계자금 이탈 우려"
 국민투표 전까지 변동성 최고조…이후 투심 안정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당분간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현지시각)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EU 탈퇴에 찬성하는 응답이 우세하면서 불안 심리가 증폭되고 있다. 지난 10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브렉시트 찬성(46%)이 반대(44%)를 처음으로 앞섰고, 인디펜던트가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탈퇴 찬성(55%)이 반대(45%)보다 높게 나타났다.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고,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지난 주말 유럽 주요국 증시는 2~3% 하락했고, 영국과 독일,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날 아시아 증시도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91%, 1.58% 급락했고, 도쿄 외환시장에선 브렉시트 우려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화되며 장중 105엔대로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투표 전까지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영국은 독일에 이어 EU 내에서 두 번째 경제 대국인 만큼 영국의 EU 탈퇴는 EU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EU 체제 붕괴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EU 회원국에서도 EU 탈퇴 관련 국민 투표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체코에서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탈퇴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시장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브렉시트 충격은 유럽 및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다.

 이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국내 증시 역시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영국을 포함한 유럽계 자금의 이탈 우려가 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국내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에서 자금 회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브렉시트 결정시 1800선 정도까지 지지선이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영교 LIG 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지만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극도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변수"라며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진 관련 뉴스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EU 탈퇴까지는 2년여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과민 반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래에셋대우 한요섭 연구원은 "브렉시트 관련 시장의 공포는 국민투표 전후에 최고조로 높아진 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탈퇴로 결정될 경우에도  현실화될 때까지 2년 후로 리스크가 이연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EU 잔류로 결정될 경우에는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안정되면서 주식시장에서 강한 안도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인 탈퇴를 가정해도 리스크 완화를 통한 주식시장 반등에 무게중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며 "시장은 브렉시트 여론조사에 따라 일희일비 하고 있지만 투표라는 정치 의사결정에 나서기에 앞서 누적된 불만을 토로하는 국민 여론 수렴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브렉시트 노이즈는 여론조사 추이와 궤를 같이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결과가 펀더멘탈 리스크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라면 심리적 파장은 이내 곧 만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lg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