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신고해도 "인력 없어서 못가요"

기사등록 2016/04/28 17:38:10 최종수정 2016/12/28 16:59:15
【제주=뉴시스】 고동명 기자 = 무사증(무비자)으로 제주에 들어와 불법체류하는 외국인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단속 강화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출동할 인원이 없어 불법체류자로 추정되는 중국인을 놓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경찰과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10시20분께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교회 신자 A씨는 불법체류자로 추정되는 중국인 7명이 교회에 머물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신고를 '다른 기관 업무' 즉 출입국관리사무소 업무에 해당하는 '코드4'로 분류해 출동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체류자는 다른 범죄를 저지르거나 검문검색 과정에서 신병을 확보한 경우 등이 아니면 경찰이 직접 검거하지 않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고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고했지만 "불법체류 의심 신고는 먼저 접수한 신고순으로 처리하고 직원이 모두 퇴근해 야간에 출동할 직원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현장에는 경찰도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도 나타나지 않았고 중국인들은 28일 아침 사라졌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출입국관리사무소 인력 구조상 신고 받고 즉각 출동할 수가 없다"며 인력의 한계를 토로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도내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5931명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에는 베트남 관광객 59명이 한꺼번에 무단이탈해 아직도 23명의 뒤를 쫓고 있다.  도내 불법체류자는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2006년 15명, 2007년 36명, 2008년 398명이였다가 2014년 1450명으로 1000명을 넘었다. 지난해에만 4353명의 불법체류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불법체류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2012년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무사증 이탈을 전담하는 조사과가 생긴 뒤 단속요원은 10여명 그대로다.  경찰도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단순 불법체류자는 직접 검거를 하지 않아 10여명이 수백명에서 수천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를 적발해야 하는 실정이다.  불법체류자가 사회적문제로 떠올라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실제 인력과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의 단속인력만으로 단속건수는 매해 늘고 있다"며 "그만큼 직원들이 강도높은 근무를 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kdm8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