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케이블카 옆에 곤돌라?…환경 훼손 논란 불가피

기사등록 2016/02/22 15:08:54 최종수정 2016/12/28 16:38:43
시민단체 "설치 과정서 서식지 파괴할 것…경관문제 더 심각"
 서울시 "남산 재생사업 생태환경 회복 목적…환경훼손 최소화"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서울시가 기존 케이블카 외에 급증하는 관광수요에 대응해 남산에 추가로 곤돌라를 설치키로 함에 따라 또다시 환경훼손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시는 22일 남산 예장자락 2만2330㎡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2018년 2월 개방하는 내용의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계획안'을 발표했다.

 예장자락은 현재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와 TBS교통방송국이 있는 곳이다. 시는 이들 건물을 올 상반기 철거하고 관광버스 주차장과 곤돌라 승강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2018년까지 곤돌라가 들어설 곳은 교통방송 사옥 인근에서 남산 꼭대기까지 888m 구간.

 이는 남산 대기청정지역 지정으로 2018년부터 관광버스 등 화석연료차량의 정상부 운행이 통제됨에 따라 친환경 대체 교통수단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총 688억원으로 이중 곤돌라 설치 비용은 188억원이다. 예산은 서울시 재정으로 충당하거나 지방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곤돌라 요금은 왕복 5000원선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현재 민간사업자가 운영중인 케이블카(8500원) 이용 요금 보다 싸다.

 그러나 케이블카가 있는 곳 바로 옆에 추가로 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여러가지 공사를 할 경우 남산 정상부의 포화 상태와 환경 훼손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녹색연합 정규식 국장은 "곤돌라를 설치하려면 벌목하고 기둥을 심어야 하는데 나무를 자르지 않고 시설물을 넣을 수 없다. 나무를 근거지로 살고 있던 곤충과 동식물이 서식지를 잃어버리게 된다"며 "시에서 저감대책을 마련했는지 의문이다. 면적이 얼마나 좁은지, 넓은지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연환경 훼손도 문제지만 경관적인 문제도 더욱 심각하다"면서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성곽 복원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곤돌라로 인해 경관을 해치게 되면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남산의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시공방법을 채택해 공사중 발생할 수 있는 환경훼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은 남산의 생태환경을 회복하는 게 첫 번째 목적이고 두 번째가 보행환경 개선"이라며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곤도라와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이 필요하다. 다만 곤돌라 설치과정에서 공사방법을 어떻게 할 지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진 본부장은 "조립과 시공, 자재 운반 등 공사과정에서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훼손면적도 최소화하겠다"며 "환경단체와 설계하는 과정에서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남산 곤돌라는 2009년 남산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가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환경단체들은 서울시 도심에 자리한 핵심 녹지이자 생태계 보전의 근거가 되고 있는 남산의 보전이 꼭 필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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