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의 기다림 끝에 美양부모 만난 中장애아동

기사등록 2016/01/23 03:43:06 최종수정 2016/12/28 16:30:20
【서울=뉴시스】선천성 척추피열로 태어난지 3개월 만에 부모에게 버림 받은 중국인 소년 자자(9)가 오랜 기다림 끝에 최근 미국인 윌슨 부부에게 입양됐다. 자자는 척추 수술이 잘못돼 현재 하반신 마비 상태이지만, 윌슨 부부는 미국에서 자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게 할 예정이다. 자자는 고아원에서 맏형으로,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살아왔다. 사진은 자자(오른쪽)가 고아원 동생을 보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출처: 데일리메일) 2016.01.23.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태어난지 3개월 만에 버려진 중국의 한 소년이 9년 만에 양부모를 만났다.

 22일(현지시간) CNN보도에 따르면, 선천성 척추피열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자자'라는 이름의 중국인 소년이 최근 미국 미주리주(州) 캔사스시티에 사는 50대 부부에게 입양됐다.

 중국 베이징의 한 고아원에서 9년을 기다린 결과이다. 자자는 '알레나의 집'이라고 불리는 고아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맏형'이다. 장애 정도가 심해 입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2006년 태어난지 3개월 만에 부모에게 버림 받았다. 버려진 곳은 중국의 한 인공수정 전문 병원 앞이었다. 그 후 그는 알레나의 집에서 9년을 살면서 입양돼 떠나는 친구들을 수도 없이 떠나보냈다.

 자자를 입양하기로 한 미국인 윌슨 부부는 세 명의 자녀를 둔 전형적인 미국인 중산층 가정이다. 캔사스 시티 외곽의 한 작은 집에서 살며, 맞벌이를 하며 살고 있다.

 평범했던 이들 부부가 자자를 입양하기로 한 것은 교회의 한 친구를 통해서였다. 중국인 아이를 입양했다는 교회 친구를 통해 자자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 윌슨 부부는 고심 끝에 자자를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3만 6000달러 (약 4300만원)에 달하는 입양비용이 문제 였다.

 교회 측에서 기금을 모아 이들 부부를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 기금만으로는 부족했다.

 다행히 작년 여름, 이들 부부에 대한 이야기가 CNN 뉴스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각지에서 성금이 도착해 삽시간에 입양 비용을 넘는 5만 달러가 모였다.

 이후 윌슨 부부는 입양 수속을 진행, 페이스북이나 화상통화를 통해 자자를 만나며 얼굴을 익혔다. 그들은 이미 자자를 '아들'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입양 수속을 마친 윌슨 부부는 중국 베이징에 직접 자자를 데리러 미국에서부터 먼 길을 왔다. 윌슨 부인은 "자자의 부모는 그를 버린 것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누가 인공수정 전문 병원에 가겠는가?" "아이를 절실히 원하는 부모들이다", "자자의 부모는 누군가 그를 데리고 가서 키우기를 바랐던 것이다"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윌슨 부인은 말했다.

【서울=뉴시스】선천성 척추피열로 태어난지 3개월 만에 부모에게 버림 받은 중국인 소년 자자(9)가 오랜 기다림 끝에 최근 미국인 윌슨 부부에게 입양됐다. 자자는 척추 수술이 잘못돼 현재 하반신 마비 상태이지만, 윌슨 부부는 미국에서 자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게 할 예정이다. (사진출처: 데일리메일) 2016.01.23.
 지난 10년 간 중국에서 버려진 아이의 수는 감소했지만, 그래도 그 수치는 아직 높다. 버려지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하루에 수십명의 아이들이 중국에서 버려지고 있다. 중국에서 장애아를 낳은 부모들은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에 신고된 고아만 해도 52만 5000여명이다. 그러나 자자가 거주했던 알레나의 집과 같이 비정부 운영 고아원같은 곳에서 사는 아이들까지 합치면, 수치는 엄청나게 높아질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이지만, 중국은 아직 사회안전망의 구축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장애아들의 치료비용 보조를 위한 정책이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중국 법에 따르면, 14살이 넘은 아이는 입양될 수 없다. 9년 동안 입양을 고대해 온 자자도 마음이 급했다. 한 중국인 부모는 자자를 입양하겠다고 약속하고서는 취소한 적도 있다. 복잡한 입양 수속에 지치기도 했지만, 평생 휠체어에 의지할 수도 있는 아이를 입양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자자는 안타깝게도 척추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이 실패해 허리 이하는 마비된 상태다. 그러나 그는 수영을 배우고 학교에 갈 수 있는 날에는 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기저귀는 직접 자신이 간다. 장래에는 경찰관이 되는 것이 꿈이다. 

 윌슨 부부는 이런 자자를 위해 이미 미국에서 자자를 위한 진료를 예약해 둔 상태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자자가 치료 받게 해 줄 것이다"라고 윌슨은 말했다.

 자신을 데리러 온 부모를 따라 9년 간 살았던 고아원을 떠나야 하는 자자에게 이별은 쉽지 않았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고아원 측은 자자를 위해 자그마한 파티를 열어 주었다. 자자를 맏형으로 따르던 동생들은 흐느껴 울면서 형의 입양을 축하해 줬다.

 떠나는 버스 안에서, 자자도 자신을 배웅해 주는 동생들을 보며 눈물을 흘렸으나, 자자의 곁에 꼭 붙어 앉아 있는 윌슨 부인을 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