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처형한 이후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간 종파 갈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수니파, 시아파의 종주국 역할을 맡아 온 사우디와 이란은 이번 사태로 외교를 단절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3일(현지시각) 이슬람 국가들의 긴장이 높아진 이번 갈등의 이면에 깔린 수니파와 시아파간 차이점을 소개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분립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숨진 서기 632년 이후 촉발됐다. 무함마드가 사망 당시 후계자를 지명하지 못한 가운데 누가 이슬람의 새로운 지도자로 인정받아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는 합의에 의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무함마드의 후예만이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세력도 있었다.

 무함마드 사망 이후 제1대 칼리프로 선출된 사람은 아부 바크르다. 그를 계승자로 여긴 세력은 수니파로 분리됐다. 반면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이맘 알리를 후계자로 추종한 세력은 시아파(시아 알리·Shiat Ali)로 갈라졌다. 무함마드의 아들은 모두 어린 나이에 죽어 4명의 딸만 있었는데, 알리는 무함마드의 가장 가까운 남성 인척으로서 적통으로 인정받았다.  

 알리는 제2대 칼리프인 우마르와 제3대 칼리프인 우스만이 2명이 모두 암살된 뒤 제4대 칼리프로 선출됐지만, 그 역시 661년에 살해됐다. 알리가 숨진 뒤 알리의 아들 하산과 후세인도 각각 670년과 680년에 수니파에 의해 암살당했다. 시아파들은 알리 일가가 살해된 뒤 알리가 재임 당시 수도로 인정했던 이라크 쿠파(Kufa)에 정착했다. 또한 시아파 최대 종교 행사 '아슈라'때 자신의 몸을 자해하며 후세인이 수니파에 저항하다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순교'한 것을 기리고 있다.

 반면 수니파는 알리 이전의 제1~3대 칼리프만 진정한 무함마드의 후계자로 인정하고 있다. 수니파 지도자들은 이들이 세운 칼리프 제국을 북아프리카와 유럽 지역까지 넓히는 정복 사업에 나섰다. 이는 3개 대륙에 걸친 거대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제국이 붕괴됐던 1920년대 초반까지 계속됐다.  

 현재 전 세계 150만여 명의 무슬림 중 85% 이상은 수니파다. 이들은 아랍권 전역에 퍼져 있다. 대표적인 수니파 국가는 사우디와 터키,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다.

 이 중 사우디 왕조는 와하비즘이라고 알려진 보수적이고 엄격한 교파를 따르고 있다. 사우디 국왕은 '성스러운 모스크 2곳의 수호자(Custodian of the Two Holy Mosques)'로 불리고 있고, 사우디 왕족이 갖고 있는 하지(메카 성지를 정기 순례하는 행사) 관리 권한은 이슬람 세계에서 높은 권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이란은 하지 관리 권한을 독립적으로 관리·감독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시아파 신도들이 우세한 국가는 이란과 이라크, 바레인이다. 이라크 카르발라와 쿠파, 나자프가 시아파들이 성지로 여기는 지역이다. 사우디 동부 지역에도 시아파 거주지가 존재한다. 이번에 사우디가 처형한 알님르도 이곳에서 시아파의 분리 독립을 주장해왔다.  

 양 종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와 이란은 중동 지역의 각종 분쟁에도 개입해 서로 대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멘 내전에서 시아파는 반군 후티족을 지원하며 수니파 정부를 전복하려 한다. 반면 사우디는 연합군을 주도해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서는 반대 입장이다. 이란은 시아파 계열인 알라위파 소속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고, 사우디는 대부분이 수니파인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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