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AP/뉴시스】박준호 기자 = 2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외곽에서 하지(성지순례) 행사 도중 압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310명이 사망하고 450명이 부상했다.
이날 사고는 사우디의 성지인 메카에서 약5㎞ 떨어진 미나의 204번 도로에서 발생했다. 204번 도로는 미나에서 '자마라트'로 불리는 종교의식을 치르는 장소로 연결된 2개의 통로 중 한 곳이다.
이날 사고는 메카 연례 성지순례가 끝나고 열리는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의 첫날 발생했다.
사고 당시 인도인 15만 여명을 포함해 약 200만 명이 연례 메카 순례에 참여하고 있었다. 미나에는 순례자들이 순례하는 동안 밤을 보내기 위해 16만 개 이상의 텐트가 차려져 있다.
사우디 당국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는 하지 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사탄의 기둥 돌던지기' 의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조당국의 트위터 계정에 공개된 사고 현장 사진에는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들것에 싣거나 앰블런스에 옮기는 긴박한 모습이 담겨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당국은 구조대원 4000명과 앰블런스 200대를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메카 인근에 위치한 병원 2곳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다고 사우디 현지 국영TV방송이 보도했다.
다만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적지 않은 데다 수백명의 부상자들을 일시에 수용하고 치료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는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하지 순례 압사 사고는 2006년 같은 지역에서 360명 이상 사망한 이후 가장 최악의 인명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앞서 올해 9월에도 메카의 대모스크에서 크래인이 충돌하면서 순례자 111명이 숨지고 331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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