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전문 피아니스트로 주목받던 에센바흐는 1972년에 지휘자로 데뷔했다. 그의 2명의 지휘 멘토는 세계적인 거장인 조지 셀과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었다.
유럽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활발히 지휘했다. 휴스턴 심포니를 11년간 이끌었으며 2003년부터 2008년까지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를 맡았다. 2010년부터는 내셔널 교향악단과 케네디 센터의 음악감독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6~17시즌 이후 내셔널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에서 은퇴한다고 발표했고 그 후 세 시즌 동안 명예감독으로 재직한다.
그간 음악계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에는 독일 에른스트 폰 지멘스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 그와 빈 필하모닉의 조합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번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빈 필하모닉은 상임지휘자 없이 170여 년 동안 동질의 음악성으로 사운드의 정통성과 보수성을 지켜왔다.
빈 필하모닉과 에센바흐는 각기 다른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함께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국내에서 같이 한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빈 필하모닉은 2009년 소프라노 조수미와 협연무대를 선보였고 에센바흐는 2007년 파리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국내 무대에 섰다. 각각 6년, 8년 만이다.
에센바흐는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에 관해서는 매우 좋은 기억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연장도 매우 좋고 관객들도 특별하다. 특별한 음악 지식 뿐만 아니라 특별한 열정을 가지고 있죠"라며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프로그램은 특히 모차르트로 구성돼 눈길을 끕니다. 모차르트의 가장 유명하고 완성도가 높은 피아노 협주곡 23번, 교향곡 40·41번이 단 하루에 모두 펼쳐지죠. 20세기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당신의 지휘가 그래서 기대를 모아요. 당신에게 모차르트는 어떤 의미인가요?
"와서 직접 들어야 해요. 제 해석을 단어로 풀기는 힘들죠. 음악은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해석을 말로 전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이 곡들에 대해서 말로 하자면 굉장히 인간적인 음악이에요. 모차르트의 작품을 지휘하고 연주하는 것은 실내악에 참여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저는 피아노를 연주할 뿐 아니라 지휘를 하죠. 제가 피아노에 앉고, 연주자들이 그 주위에 앉아요. 그리고 많은 제스처를 취하지 않아요. 연주할 때는 서로 눈으로 말하면서 실내악에 참여하는 것처럼 공연합니다."
-빈 필은 올해로 창단 173년을 맞이했죠. 지휘자 입장에서 볼 때 이 오케스트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그들의 정신·영혼이 특별한 것 같아요. 모든 현악은 내고 싶어하는 소리의 지향점이 같으며, 음악에 대한 가치관이 매우 비슷하죠. 현악 파트가 내는 비브라토의 종류가 모두 똑같고, 독특한 소리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소리는 몇 백 년간을 지나며 진화했고, 오랜시간 하면서 서로를 잘 알고 있어 매우 특별한 오케스트라입니다."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는 건 지휘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앞선 질문과 연결이 될 수 있는데 상임지휘자나 총감독이 없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는 건 또 어떤 매력이 있나요?
"음악감독으로서 지휘하는 것과 객원지휘자로 지휘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죠. 특히 이 차이는 미국의 오케스트라에서 더 나타나요. 미국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은 음악 외에 음악을 만드는 것과 관련 없는 일을 해야 하는 임무가 많죠. 예를 들면 모금활동을 해야 하고, 사무실에서 일해야 하며 오케스트라를 위한 수입을 발생시키는 일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노조에 관해서 매우 엄격해야 하죠. 그런 점들이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음악감독으로 지휘한다고 더 부담되거나 그렇지는 않죠. 음악감독으로 일하면 오케스트라의 발전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서 보람차요."
-빈필을 비롯해 수많은 오케스트라들이 당신을 지휘자로 초빙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그들이 저를 좋아하기 때문이죠(웃음). 그들은 내가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좋아해요. 저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아직 악기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죠. 저는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한지 벌써 60년이 됐으며, 비올라도 연주할 수 있어요. 그러한 점들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드러나고 음악가들은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해준 것 같아요."
-청년시절 피아니스트로 살아왔다. 지휘할 때 그 부분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있나요?
"그렇죠. 피아노를 칠 때는 피아노와 매우 친밀한 자세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자세를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도 가지려 해요.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넓은 스케일을 피아노 칠 때 표현하려 하죠. 그 두 개의 경험은 상호보완적입니다. 음악은 음악이에요. 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죠. 음악이 우선돼야 합니다."
-당신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지휘자는 카라얀과 조지 셸입니다. 어떤 영향을 받았나요?
"카라얀은 제가 앞에서 오디션을 본 유일한 지휘자입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녹음하기 2년 전 일이죠. 그리고 카라얀이 리허설 참관을 허락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어요. 또 저는 리허설 후에 그에게 가서 질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이기도 했죠. 그리고 그는 제게 곡에 대해 설명해주기도 했어요. 제가 그에게 접근했고, 그가 제게 접근했죠. 조지 셀은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휘자였습디다. 그와 함께 피아노를 연주했을 때, 핑거링 등 제게 많은 디테일에 관한 조언을 해주셨죠. 또 그는 악보에 나타난 음색, 분위기 전환 등에 관심을 두는 지휘자였어요."
-약 40년 전 포디엄에 오를 때랑 지금 포디엄에 오를 때랑 달라진 마음 가짐이 있나요?
"별로 없어요.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악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오케스트라와 관객들을 흥분시키고 싶죠. 음악을 굉장히 경청하고 비평해가며 들으며, 계속 같은 마음 가짐을 유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청중들이 이번 공연에서 얻어갔으면 하는 것이 있나요?
"모차르트 음악의 음표 하나 하나는 관객들에게 바로 말을 거는데 그 음들은 너무나 순수하고 동시에 인간적입니다. 오케스트라와 관객들을 흥분시키고 싶어요." 7만~35만원. 크레디아 인터내셔널 클럽발코니.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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