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고추먹고 맴맴' 발상지 문화유산 가치 높다"

기사등록 2015/07/25 09:00:12 최종수정 2016/12/28 15:22:02
【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음성군 생극면 오생리 음성동요학교가 음성군과의 임대 계약 문제로 1년 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2015.07.25. (사진=음성군 제공)  photo@newsis.com
1898년 '미국 민속학보'에 악보·가사 수록
 1983년 '한국의 발견' 충북편 발상지 언급

【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음성군 생극면이 전래동요 '고추 먹고 맴맴'의 발상지로서의 문화유산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생극면이 전래동요 발상지로 알려진 것은 1983년 3월 '뿌리깊은나무'가 발행한 '한국의 발견-충청북도'에 전래동요 '고추 먹고 맴맴'의 발상지로 언급되면서다.

 '고추 먹고 맴맴'은 앞서 1898년 '미국 민속학보(JOURNAL OF AMERICAN FOLK-LORE)'에 악보와 영문 가사가 실렸다.

 2005년 11월 11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학보에 E B 랜디스씨의 '한국의 어린이 동요'란 글에는 '고추 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 등 전래동요 10여 곳의 가사가 영어로 음차돼 실렸고 영어 해석이 덧붙여졌다.

 "Ko cho mekko, maim, maim/ Tampai mekko, maim, maim/ Eat red peppers, hot, hot/ Smoke tobacco, hot, hot."

 음성동요학교 전민현 이사장은 "전래동요는 수백 년을 이어온 우리 겨레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인류구전 무형문화유산"이라며 "전래동요의 예술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중요성을 홍보해 유네스코 인류구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성동요학교는 동요 창작활동과 전승활동 지원은 물론 전통예술 보전과 보급 선양을 위한 교육사업과 공연사업, 국제공연사업 등 동요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6년 6월 옛 생극초등학교 오생분교를 임대해 개교한 음성동요학교는 1년 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음성동요학교가 새 소유자인 음성군과 임대료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전래동요 계승·발전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충북 음성군 생극면이 전래동요 '고추 먹고 맴맴'의 발상지로서의 문화유산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고추 먹고 맴맴 악보와 가사가 실린 1898년 미국 민속학보 표지와 악보. 2015.07.25. (사진=음성동요학교 제공)  photo@newsis.com
 음성군은 옛 오생분교 1만2641㎡의 터와 건축 전체면적 847.98㎡의 건물 7동을 충북도 교육청으로부터 지난해 5월 6억6888만원에 매입했고 이곳에 동요 에듀케어 프로젝트 기반을 조성하고 수레울권역 종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임대 계약 문제로 음성동요학교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교육부가 최근 창의·인성교육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해 각종 사업을 추진하지만 음성동요학교는 이미 오래전부터 동요를 통한 인성교육을 펼쳐왔다.

 전 이사장은 "어떤 일을 하다가 맥락이 끊어지면 복원이 힘들다. 농촌종합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해도 박물관과 전시장이 있는 동요학교에 어린이들이 와서 볼 수 있을 정도는 음성군에서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이천시는 음성동요학교를 벤치마킹하고 2013년 4월 국내 최초로 한국동요박물관을 건립했고, 서울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요 '반달'의 작곡가 윤극영(1903~1988) 선생이 말년을 보낸 강북구 수유동 집을 지난해 10월 '서울시 미래유산 1호'로 지정·개관했다.

 음성동요학교는 그동안 교육청과 임대료 900만원에 계약·운영했으나 이를 매입한 음성군이 두 배 많은 1800만원을 제시하면서 빚어졌다.

 교육청은 폐교 활성화를 위해 감면 혜택을 줬지만 군은 교육기관이 아니다보니 이 같은 혜택을 줄 근거가 없다는 게 음성군의 입장이다.

 음성군은 동요학교가 새 소유자인 군과 계약하지 못하면서 군 소유 재산을 무단 점유했다며 이달 말까지 변상금 1600만원과 불법 시설물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동요학교도 이에 반발해 군에 3억2000만원의 이전 보상금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ksw6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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