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 전문가들은 김씨의 범죄행각을 통해 사이코패스 성향 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상훈의 아내 A(44)씨는 1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상훈은 안산의 한 PC방에서 음란물 동영상을 보고 그 동영상을 사진으로 찍어 나에게 보여줬다"며 "김상훈은 거기에 가면 세상의 모든 여자를 다 X을 수 있다고 했고 여자를 만나는 게 자신의 직업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김상훈, 도박에 음란물까지…미안함 없는 사이코패스
A씨와 2007년 재혼한 김씨는 직업 없이 A씨에게 매달 돈을 받아 PC방을 전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김상훈은 처음(2007년)부터 PC방에 가서 인터넷 도박을 했고 포르노를 봤다"며 "술을 마시면 폭음을 했고 내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음주운전으로 구속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김상훈은 나에게 매달 200만~300만원을 받아갔다. 통장으로 보내줬고 이 돈을 도박 등에 썼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씨가 사이코패스, 성도착증, 편집성 성격장애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범죄심리) 교수는 "정상적인 사람은 피나 잔혹한 것을 보면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하는데 김씨는 그런 공감력이 없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범죄에 대한 합리화나 남 탓을 하는 것도 그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김씨가 음란물과 도박을 한 것이 타인에 대한 공격성,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갖게 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포르노는 대부분 남성의 가학행태가 나타나고 왜곡된 성적 판타지를 준다"며 "도박은 소유욕과 공격성을 갖게 하는데 이러한 것이 김씨가 폭력성을 유지하는 소재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창원(범죄심리학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김씨가 사람(A씨의 전 남편)을 죽인 상태에서 그런 행동(성추행)을 했다면 반사회적인 인격장애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사이코패스는 충동적인 정신병질인데 김씨는 후천적인 요인으로 그러한 것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코패스는 냉혈한으로 사람을 죽여놓고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성도착증에 성강박증
김씨가 A씨의 작은 딸(16)을 성추행한 것이 성도착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표 소장은 "이성에 대한 배려, 애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거의 없고 일방적으로 이성에게 성적인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성도착"이라며 "부인을 자기 마음대로 못하니까 아이를 통해 대리만족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지강원 사건의 경우 인질 상황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행 시도가 없었다"며 "이는 불안, 긴장, 이런 것들이 대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성충동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데 김씨는 전 남편을 살해하고 아내에 대한 가학적인 행동의 연장선상에서 성추행 등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웅혁 교수는 "성도착증에서도 가학적인 성강박증으로 보인다"며 "작은 딸을 아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응징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범행한 것"이라며 "(작은 딸을) 흉기로 위협하는 등 가학적 방법을 통해 희열, 성적 자극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이나 유용철도 성적 판타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건은 울산 두자매 살인사건과 유사한데 당시 범인은 교제하던 언니가 이별을 선언하자 동생까지 살해했다. 김씨는 별거 중인 아내와 연관된 전 남편, 작은 딸도 다 적으로 본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3시께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A씨의 전 남편 B(49)씨 집에 침입해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다음날 오전 인질로 붙잡고 있던 작은 딸을 살해한 혐의로 15일 구속됐다.
경찰은 김씨가 13일 새벽 작은 딸을 성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큰 딸(17)의 진술을 확보, 김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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