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범 김상훈, 병원진료 핑계 등 여전히 경찰조사 불성실

기사등록 2015/01/16 17:52:10 최종수정 2016/12/28 14:26:52
【안산=뉴시스】이종일 김도란 기자 = 경기 안산 인질살해사건 피의자 김상훈(46)씨가 경찰 조사과정에서도 반성의 기색없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16일 경기경찰청과 안산상록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씨가 다리 통증을 핑계로 치료를 요구하는 등 시종일관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요구로 병원 진료를 받게 했고, 병원에서 김씨는 왼쪽 다리와 오른쪽 손가락 뼈 일부가 손상돼 6주 동안 치료가 필요하지만 일상 생활엔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 김씨가 다리 등의 통증을 빌미로 조사 과정에서 '다리가 아프다' '치료부터 해야지 왜 조사하냐'는 등 경찰에게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으며 여전히 범행의 책임을 부인에게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또 조사과정에서 '부인 A(44)씨가 아이들 앞으로 거액의 보험을 들어놓고 자신을 흥분시켜 아이들을 죽이려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아이들 앞으로 가입된 보험을 확인했지만 통상적인 건강보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씨는 조사과정에서 한 번도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뻔뻔하다"며 "자신의 상상을 사실로 인식하는 정도가 정상이 아니라고 보고 정신 감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작은 딸(16)에 대한 성추행, A씨에 대한 폭행 등 김씨의 추가범행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사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우려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또 A씨가 인질사건 4일 전 안산상록서 민원실을 찾아 "남편에게 흉기로 찔렸다"며 12분 동안 상담받고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과 내부 폐쇄(CC)회로 영상 등을 토대로 지난 8일 오후 2시 26분부터 2시 48분까지 12분 동안 민원상담관 B(59)씨와 상담한 것을 확인했다.

 전직 경찰 출신의 민원상담관은 '김씨를 당장 구속할 수 있냐'는 A씨의 물음에 "당장 구속은 어려우며, 고소장을 쓰거나 폭행 당시 112에 신고해야 한다"며 절차만 안내하고 돌려보냈다. 상담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거나 주무부서에 전달하지도 않았다.

 앞서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3시께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부인의 전 남편 집에 침입해 전 남편 B(49)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이어 다음날 오전 인질로 붙잡고 있던 작은 딸(16)을 살해한 혐의로 15일 구속됐다.

 그는 B씨의 동거녀(31)와 큰 딸(17)을 감금하고, 오후 2시30분 특공대에 붙잡히기 전까지 부인에게 외도사실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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