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최태용 기자 = 사실혼 관계의 동거인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한쪽이 혼인 신고를 하더라도 진정한 혼인 의사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가사1단독 이동호 판사는 안모(38·여)씨 등 3명이 사망한 아버지의 동거인 김모(60·여)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판사는 "법률혼주의를 채택한 우리나라 법제에서 비록 사실혼 관계에 있는 한쪽의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혼인 신고를 했더라도 사실혼 관계를 해소하기로 서로 합의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으면 무효라 할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 판사는 또 사망한 안씨가 김씨와 동거를 시작한 뒤 자신의 일기장에 '집사람', '막내 처제' 등의 용어를 쓴 것을 들어 "의사 무능력 상태에 있더라도 안씨의 혼인 의사는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사망한 안씨는 지난 2001년 부인과 이혼한 뒤 지난 2002년 10월부터 6살 연하의 김씨와 인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7월 안씨는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고, 병원에 실려 간 뒤 같은해 7월31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김씨는 안씨가 숨지기 전날 구청에 가서 안씨와의 혼인 신고를 했다.  안씨가 사망한 뒤 연락이 닿은 세 딸은 두 사람의 혼인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981rooste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