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는 오웅진(68) 신부가 1976년 음성군 금왕읍 무극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부임한 뒤 최귀동(1990년 선종) 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시작했다.
당시 최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밥 동냥으로 18명의 병든 노숙자들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오 신부는 최 할아버지의 헌신적 사랑에 감동해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며 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사랑의 집을 지어 꽃동네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에는 현재 노인과 장애인, 노숙인 등 모두 40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오 신부는 1999년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학, 2000년 꽃동네대학 특수학교 유치부·초등부 등을 각각 설립했다.
그는 2004년 올해를 빛낸 한국인상을, 2009년에는 전국사회복지 전지대회본상을, 같은 해 유일한상을 받았다.
그러나 오 신부는 배임·횡령 혐의로 곤욕을 치렀다. 2003년 후원금과 보조금 유용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에서 국고보조금 편취 혐의로 유죄를 받아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무죄를 판결했다.
음성을 사랑하는 모임은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오 신부를 배임·횡령 혐의로 청주지검 충주지청에 고발했다.
지난 1월3일 오 신부 등을 배임·횡령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하고 충북 도민 1만1198명이 서명한 수사 촉구 진정서를 제출했다.
교황의 꽃동네 방문이 확정되며 확산한 반대 목소리도 오 신부를 어렵게 했다.
작은 예수회는 지난 4월15일 꽃동네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신부가 토지 매입과 유한회사 설립 과정에서 배임·횡령 등을 저지른 의혹을 사고 있다"고 반대했다.
"꽃동네가 사유화한 형태의 거대 종교시설이자 사회격리 장애인 시설로 사회통합과 자립을 목표로 하는 장애인 복지 방향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 신부는 8월 꽃동네 회지에서 "교황께서 언젠가는 꽃동네에 방문해 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고 준비했다"며 "교황께서 꽃동네를 방문한 것은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요. 은총이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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