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으로 빚은 환상의 섬' 거제 외도 보타니아

기사등록 2013/09/10 08:38:43 최종수정 2016/12/28 08:02:12
【거제=뉴시스】최운용 기자 = 경남 거제도 관광의 백미는 외도 보타니아다. 섬 속의 섬으로 마치 지중해의 어느 섬을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 이채롭다.

 거제 장승포항에서 뱃길로 20분 거리에 있는 외도는 천연 동백숲과 선인장, 코코스 야자수, 가자니아, 선야인, 유카리, 병솔, 용설란 등 3000여 종의 수목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외도는 13만6000㎡ 규모로 해안선 길이만 2.3㎞에 이른다.

 섬에는 전망대, 조각공원, 야외음악당, 휴게시설은 물론 경남도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공룡굴과 공룡바위, 공룡발자국, 전천후 낚시터도 갖추고 있다.

 이 섬은 인간 승리의 현장으로 함축된다. 1969년 고 이창호(1934~2003)씨가 부인 최호숙(77)씨와 함께 낚시를 왔다가 태풍을 만나 우연히 외도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 인연이 됐다.

 이들 부부는 외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1973년 마을 사람들로부터 거액을 들여 외도를 샀다. 당시 섬에는 전기도 전화도 들어오지 않았고 단 8가구만 살았다.

 섬을 사들이면서 이들 부부는 개발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밀감나무를 심었다가 겨울 한파로 물거품이 됐고 돼지도 키워봤지만 돼지 파동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잦은 실패 끝에 이들 부부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식물원이었다. 1976년 관광농원을 시작해 20년 동안 서울에서 나무를 옮겨와 심는 작업을 했다.

 당시 교통편은 불편했다. 서울에서 마산과 통영을 거쳐 거제 장승포항까지 도착, 다시 버스로 구조라까지 간 후 외도로 들어가는 배편을 이용해야 했다.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들 부부는 직접 남무를 심고 계단을 만들여 섬을 조금씩 바꿔 나갔다. 마침내 1995년 4월15일 '외도 해상농원'이란 이름으로 공개됐다.

 이국적인 풍경이 입소문을 타면서 삽시간에 전국적으로 관광객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2005년에는 '외도 보타니아'로 이름을 바꾸고 계속 꽃과 나무를 심으며 변화를 거듭했다.

 2007년 8월에는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됐다. 지금까지 1600만명이 외도를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민국 국민 중 30% 가량이 이 섬을 찾은 셈이다.

 외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다. 아름다운 풍광을 스케치할 만한 시간은 아니지만 느긋하게 섬을 한바퀴 둘러보기에 별 무리가 없다.

 현재 외도에는 100년 만에 한 번 꽃을 피운다는 용설란이 있다. 외도 용설란은 모두 100그루로 지난해까지 고작 네 번밖에 꽃을 피우지 못했다.

 올해는 세 그루에서 동시에 꽃을 피워 관광객에게 '뭔가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준다.

 외도 보타니아 대표가 직접 구상한 비너스 가든과 겨울연가 마지막 회 촬영지로 유명한 리스 하우스의 풍경도 일품이다. 제1전망대와 파노라마 휴게실에서는 확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이 가을 다시 한번 외도를 찾아 한려수도 비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자세한 사항은 외도 보타니아 사무실(070-7715-3330)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외도 입도유람선
 ▲장승포 유람선사(055-681-6565) ▲와현유람선사(055-681-2211) ▲구조라유람선사(055-681-1188) ▲학동유람선사(055-636-7755) ▲해금강해양공원(055-632-8787) ▲해금강유람선사(055-633-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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