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사이언스]폭염에도 안전한 내 몸의 수분밸런스

기사등록 2013/08/27 05:00:00 최종수정 2016/12/28 07:57:49
【서울=뉴시스】물! 물은 우리와 얼마나 가까운 것일까?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은 60~90%의 물을 함유하고 있다. 우리가 외계행성에 생명체 존재 여부를 생각할 때도 물의 존재 여부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이는 물이 생명의 원천이라는 사실과 통한다.

 물은 몸속에서 화학 반응이 안정하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생명체에 필요한 미네랄 성분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물질을 녹여 혈액의 농도를 알맞게 유지한다. 이 외에도 물은 세포 안을 채워 세포의 형태를 유지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물은 생명체의 생존에 직결되는 요소이므로 육상 생물은 체내 수분 보존을 위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 물이 부족한 사막에 사는 생물 중 사막 두꺼비는 비가 올 때까지 땅속에서 여름잠을 자고, 낙타는 땀을 잘 흘리지 않아 수분 손실을 최소화한다. 캥거루쥐는 진한 오줌을 하루에 한두 방울 정도만 배설하며 산다. 

 사람은 하루에 평균 2~2.2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편이고 체내의 대사 과정에서 300~500mL 정도가 생성된다. 또 섭취하는 양 만큼 오줌, 땀, 호흡,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나온다. 호흡이나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은 체온이 1℃ 상승할 때마다 100mL씩 증가하고 땀을 많이 흘리면 시간당 1~2L까지 수분 손실이 있을 수 있다. 사람의 경우 체내 수분의 1~2%만 잃어도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고 5%를 잃으면 혼수상태에 빠지며 12%를 잃으면 사망할 수 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더위가 심해 6월 말부터 8월 현재까지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고 온열질환자 수도 예년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 본부에서는 폭염 건강피해 예방을 위한 우선적인 핵심 행동 수칙으로 물을 충분히 마실 것을 당부한다. 덥고 습한 날씨에 과도한 땀을 흘리게 되면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생겨 온열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수분 공급은 최우선이다.

 여름철은 맥주, 냉커피, 스포츠음료, 과일 주스 판매의 성수기다. 그렇다면 이들은 여름철 체내 수분 공급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폭염 특보 시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사항으로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들어있는 음료를 마시지 말라’고 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촉진하므로 몸에서 물이 많이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인데 수분 공급 측면에서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크다. 그러니 수분 보충을 위해 커피나, 맥주를 많이 마시는 것은 한 번쯤 고려해 볼 일이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린 후 갈증이 심할 때 스포츠 음료, 콜라, 과일 쥬스를 마시는 것은 어떨까? 이 또한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들은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칼로리 보충에는 도움이 되나 혈액의 삼투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조직의 탈수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바닷물을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상식에 들어있는 과학적 원리를 알아보자. 바닷물의 염분농도는 3% 정도 되는 데 비해 사람의 혈중 염분 농도는 1% 미만이다. 그래서 바닷물을 마시면 위장에 들어간 바닷물을 희석하기 위해 몸속의 수분이 위장으로 빠져나간다.

 또 염분이 혈액으로 흡수되면 혈액의 염분 농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우리 몸은 이를 그냥 놔두지 않는다. 우리 몸 혈액의 몇 가지 요소는 늘 일정한 상태(항상성)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항상성 조절 시스템이 작동하여 과잉 염분을 오줌으로 내보내는데 아무리 농축시켜 내보내더라도 많은 양의 물이 함께 나간다.

 결국, 바닷물을 마시면 몸속 수분이 위장으로 빠져나가 설사와 심한 갈증을 일으키고 많은 양의 오줌을 누게 되므로 탈수증세가 나타난다. 그러고 보니 뭐니 뭐니 해도 내 몸의 수분 균형을 맞추는 데는 맑은 물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 역사상 수돗물이 공급된 이후로 사람의 평균 수명은 많이 늘어났다. 그리고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질병의 상당 부분은 위생적이지 못한 물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경우 비위생적인 우물물을 먹기 때문에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많다는 소식이다. 깨끗한 물은 곧 건강과 직결된다.

 몇 년 전 TV에서 케냐의 15세 소녀가 2Km나 떨어진 우물까지 물 양동이 8개를 이고 오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최고의 정수시스템을 가진 나라에서 맑은 물을 맘껏 먹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또 언제나 수분을 알맞게 지켜주는 똑똑한 내 몸이 얼마나 고마운지 감사하며 살자.

 이순섭(서현고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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