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뒷심이 떨어지고 반전도 어이없다. 좋게 말하면 마술쇼 트릭 같은 구성인데, 개연성이 너무 떨어진다.
복선을 깔며 정교하게 하나하나 풀어 가야하건만, 이것저것 ‘막 던진다.’ 극중 FBI요원 딜런(마크 러팔로), 인터폴 형사 알마(멜라니 로랑)의 러브라인도 여기에 포함된다. 16세 차이가 나는 남녀배우에게서는 케미스트리, 남녀 간의 화학작용이 안 일어난다. 그래놓고는 막판에 한꺼번에 몰아 ‘이럴 줄은 몰랐지?’ 한다는 것은 몹시 무례하다. 아니, 실력부족이다. 반전이라는 것은 무릇 감탄을 자아낼 때 그 효용을 다하는 것이다. 이야기만 잔뜩 벌여 놓고 감당을 못하는 흐지부지 마무리에 사기당한 것 같은 찜찜함이 느껴진다면, 좀 아니지 않나.
내용은 이렇다. 변방에서 각각 활동 중인 네 명의 마술사에게 어느 날 타로 카드에 적힌 초대장이 오고, ‘포 호스맨(Four Horseme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1년 뒤 이들은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무대에 진출했다. 3초 만에 파리 은행에서 320만 유로를 털어 관객들에게 뿌리는 매직쇼를 선보인다. 그렇게 FBI와 인터폴의 추적을 받게 되는데, 배후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로빈 후드 같은 도둑질을 지속하며 추격전을 벌인다.
포 호스맨는 리더 아틀라스(제시 아이젠버그), 최면술사 메리트(우디 헤럴슨), 탈출마술사 헨리(아일리 피셔), 소매치기와 자물쇠열기 기술을 지닌 범죄자 비슷한 잭(데이브 프랑코)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을 쫓는 자로는 딜런과 알마 외에도 마술사들의 비밀을 깨서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한 매직 컨설턴트 태디어스(모건 프리먼), 포 호스맨에게 뒤통수를 맞는 자산가 아서 트레슬러(마이클 케인) 등이 출연한다. 엄청난 원톱스타나 절대적 미모를 자랑하는 배우들은 아니지만, 몇몇 미국 매체가 ‘완벽한 캐스팅’이라 칭찬할만큼 연기파 배우들이 나무랄 데 없는 제 역할을 해주는 게 큰 장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제시 아이젠버그(30)와 포 호스맨의 홍일점 아일라 피셔(37)다. 제시 아이젠버그는 워낙 유대인들의 파워와 입김이 센 할리우드라 유대계가 유독 캐스팅 혜택을 누리며 과대평가됐다는 비난에 시달리곤 하는데, 그런 비판을 잠재울 만한 매력을 지녔다고 보여진다. ‘소셜 네트워크’(2010)에서 하버드 출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헌팅 파티’(2007)에서도 실존 하버드 졸업생 벤저민 스트라우스 역을 맡았다. 그만큼 지적인 섹시함이 돋보인다. V라인 턱선과 우뚝한 코에 진지한 표정, 다소 구부정한 걸음걸이도 매력 포인트다.
감독인 루이스 리터리어(40)는 파리 태생으로 아버지 역시 프랑스 영화감독이다. 뉴욕대에서 영화제작을 전공한 후 할리우드로 진출해 ‘인크레더블 헐크’(2008), ‘타이탄’(2010) 등을 연출했다. 그 덕분에 프랑스와 미국 합작영화가 탄생했고, 파리가 다수의 신에 배경으로 등장한다. 주요역할 중 하나로 한창 뜨고 있는 유대계 프랑스 여우 멜라니 로랑(30)을 캐스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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