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구이면 전북도립미술관이 다양하고도 깊이 있는 초상 미술을 소개한다. ‘역사 속에 살다– 초상, 시대의 거울’이란 제목으로 9월8일까지 열리는 전시회는 초상 미술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인 개인의 삶을 기억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초상화의 전통과 계승을 살펴보고자 ‘전통(傳統), 기억하고 기록하다’에서 조선 시대 초상화인 이숭원 초상과 근대기에 제작된 이신문 초상을 비교했다. 연안이씨 종중문적 유물 전시관 수장고에 보관 중인 종이에 채색한 이숭원 초상화를 통해 조선 초상화의 전통을 파악한다. 아울러 관성묘에 보관 중이던 이신문 초상화를 비교 전시해 초상에서의 전통과 계승을 파악한다. 처음 소개되는 이 초상화는 종이에 채색을 올렸으며 상부에 포도가 그려져 있다.
‘변혁(變革), 근대의 초상’ 코너는 1915년 고희동이 도쿄미술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온 후 같은 공간에서 다른 양식으로 전통초상화와 양화로 새로운 형식의 초상이 나타난 과정을 분석한다. 채용신의 인물 초상은 당대 사람들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힘이 있다. 초상에 나타난 인물들은 고종 어진을 그린 화사의 솜씨를 통해 효를 실현하려던 후손의 소망 외에 그들이 공통으로 소유한 사상이나 교유관계로 엮어졌다.
‘초상(肖像), 시대를 말하다’에서는 대통령 초상화를 소개한다. 이 초상화들은 기념, 행사, 추모 등 다양한 제작목적을 보여준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대리석제 초상조각상은 1958년 배재학교 본관인 우남관 낙성을 기념하며 제작했다. 제1공화국 당시 제작된 대통령 조각상 중 보존된 상태가 가장 우수하다.
윤보선기념사업회 소유로 대통령기록관에 위탁 중인 윤보선 대통령 초상화, 1979년 영결식에서 사용된 박정희 대통령 초상화, 김영삼 대통령 초상화 등이 나왔다. 호주 시드니에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주기 행사 때 사용한 김대중 초상화, 영결식 전날 봉하마을 분향소에서 국화 꽃을 둘러 장식한 노무현 대통령 초상화 등도 있다.
‘현존(現存), 역사 속에 살다’에서는 시대를 살았던 화가들의 초상과 가족도를 통해 정전 60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인물들의 트라우마와 현대사의 흉터, 인간의 모습을 기록한다는 의미의 단상들을 담았다. 063-290-6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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