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효진은 30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평소에 유령이나 귀신이 나오는 공포물을 못 본다. 한 번 보면 잔상이 너무 길게 남아서 가끔은 엄마를 집으로 불러서 자야한다. PD에게도 드라마가 너무 무서우면 사람들이 못 볼 것 같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니 귀신 분장을 하고 휴대폰 게임을 하고 졸고 있더라. 그분들을 보면 괴로워 보일뿐 무섭게 보이지는 않는다"며 웃었다. "무서운 장르를 평소에 피하지만 이 드라마에 출연한 것은 로맨틱코미디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귀신이 무섭고 두려운 존재만으로 나오지 않는다. 우리 드라마에서는 안타깝고 불쌍하기도 하다. 감정이입하고 보면 귀신이 무섭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 번도 가위에 눌리거나 귀신을 보거나 느낀 적이 없다. 죽을 때까지 귀신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공효진이 맡은 '태공실'은 어릴 적 낙천적이고 잘 웃고 뭐든 시원시원 잘해내는 누구나 사랑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죽을 뻔한 사고를 당하고 깨어난 후 귀신이 보이기 시작한다.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두렵고 외로운 시간을 버텨오느라 지쳐있던 중 주군 '주중원'(소지섭)을 만나게 된다. '홍 자매' 극작가 홍정은(39)·미란(36)씨와는 '최고의 사랑'(2011)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공효진은 "드라마 '최고의 사랑'은 나에게 최고였다. 한 번 한 배우들과 자주 작업하는 작가들이 아니다. 또 두 분은 재미있고 유쾌하지만 소극적이다. 명절 때 인사만 오갈뿐 자주 연락하지 않는다. 그러다 이 드라마 아이템을 결정할 때쯤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겠느냐'는 제의가 있었다. 바로 시놉시스가 만들어지더니 내가 '귀신을 보는 역할'이 됐다. '최고의 사랑'을 하면서 캐릭터가 너무 어려워 힘들고 몸이 괴로웠던 작품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다시 제의가 와서 좋았다. 내가 전작을 정말 잘했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년 동안 많은 드라마의 시놉시스가 들어왔고 고민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선택한 것은 상황의 유쾌함과 캐릭터의 독특함 때문이다. 대부분의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비슷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드라마의 여자 캐릭터는 대부분 비슷하다. 그 안에서 다른 모습을 연기하고 싶은데 늘 전작을 보고 비슷한 작품을 준다. 직장만 다르고 똑같은 캐릭터를 나에게 보낼 수 있을까 싶었다."
공효진은 "전작도 홍자매 드라마라 다르게 캐릭터를 설정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 그 노력을 시청자들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청했다.
로맨틱 코미디 선택에 대해서는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지만 자꾸 이런 작품에 손이 간다"고 고백했다. "다음 작품으로는 꼭 로코가 아닌 작품을 하려고 계획 중이다. 부잣집 딸이나 지식층 여성을 연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주군의 태양'은 오만방자하고 자기중심적이던 남자의 성장 스토리, 세상을 외면하고 자신을 포기했던 여자의 현실 적응기다. 귀신이 보이는 여자와 그녀를 믿게 된 남자의 이야기다. 8월7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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