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들' 리얼리티, 현행법에 맞췄다?…조의석·김병서 감독
기사등록 2013/07/14 07:40:00
최종수정 2016/12/28 07:45:30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영화 감시자들을 공동 연출한 조의석(왼쪽), 김병서 감독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04.
go2@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이 영화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저였어요. 전작 '일단 뛰어' '조용한 세상'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또 6년간의 공백도 있었죠. 결국 시나리오로 증명해야만 했습니다."
영화 '감시자들'을 본 관객이라면 이 모든 것이 조의석(37)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여기에 설경구(45) 정우성(40) 한효주(26)의 안정된 연기력으로 완성된 '감시자들'은 개봉 4일 만에 100만,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모았다. 12일까지 270만을 넘어서며 3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 챙기는 일만 남았다. 촬영감독에서 첫 영화 연출에 도전한 김병서(35) 감독이 힘을 보탰다.
조 감독은 "원래는 감시당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김 감독이 '천공의 눈'을 보라고 추천해줬다"고 전했다. '천공의 눈'은 2007년 홍콩에서 만들어진 영화로 요나이하이(45) 감독이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았으며 런다화(58)가 연기했다.
"이런 장르에서 중요한 건 시나리오다. 속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썼다. 또 회사가 만들어준 여건에서 공동연출로 힘을 얻었다. 배우들 역시 적극적이고 친절했다. 이런 조합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웃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영화 감시자들을 공동 연출한 김병서 감독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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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천공의 눈'은 감시를 하는 전문가가 신참으로 들어가 성장하는 이야기다. 한국적으로 해석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나의 막연한 생각을 조 감독이 완성시켜줬다"고 말했다. "형이 원작 시나리오를 받을 수 없으니 영화를 보면서 필사를 했다. 원작을 만든 감독이 더 가지 못한 지점, 더 팔 수 있는 지점들이 필사를 하다 보니 보였다더라. 한국적으로 잘 정리한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영화는 '하윤주'(한효주)가 '황 반장'(설경구)을 감시하는 테스트를 통과한 후 경찰 내 특수조직인 감시반에 합류하면서 시작된다. 같은 시간 철저한 계획과 뛰어난 두뇌를 가진 '제임스'(정우성)가 이끄는 범죄조직은 저축 은행을 털게 된다. '그림자'로 불리는 제임스를 추적하는 감시반의 이야기다. CCTV, 스마트폰 위치추적 등 첨단 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감시라는 소재를 다루다 보니 '민간인 사찰 영화'라는 오해도 샀다. 조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경찰 쪽에 아는 분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경찰의 용어나 사명에 대해 물어봤다. "감시라는 소재에 대해 경찰들도 굉장히 민감해했다. 사찰로 오해를 받을 수 있으니까. 개인정보 보호라는 차원 때문이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영화 감시자들을 공동 연출한 조의석 감독이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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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CCTV 실시간 모니터를 할 수 없다. 사생활 침해 문제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나 볼 수 있다. 골목에 CCTV를 하나 달려고 해도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동의를 모두 구해야 한다. CCTV가 설치된 곳 아래 '설치법'이 있다. 물론 영화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로 나온다. 영화적으로 극대화시켰다."
김 감독도 "선을 넘으면 불법 사찰이 되는 거다. 범죄에서 보호받으려면 감시가 필요한 것처럼 사생활 보호와 사찰의 경계는 첨예하고 어려운 문제였다. 그래서 황 반장의 대사에 '하고 싶은 것을 다하면 사찰이다'고 말하는 것도 이런 부분을 염려했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민간인 사찰과 감시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시나리오를 썼다. 결국에는 단순하게 '착한 감시'로 가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영화에서 행동 수칙이 나오고 개인정보보호법이라고 말하면서 녹음을 하며 작전을 시행하는 등의 내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영화 감시자들을 공동 연출한 조의석(왼쪽), 김병서 감독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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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감시'라는 단어가 주는 서늘함은 버릴 수 없을 것이다. 우리도 끝까지 연출자로서 고민했던 부분이다. 영화를 본 후 '사찰을 미화했다'고 불쾌해하기보다는 머리 위에 놓인 CCTV를 한 번 더 보고 뒤를 돌아보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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