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측이 지적한 장면은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이보영)과 '차관우'(윤상현)가 편의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주인을 살해한 살인사건을 놓고 벌인 법정공방이다.
황금가지는 20일 방송된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자사의 한국추리스릴러 단편선 중 '악마의 증명'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증명을 SBS와 제작사 DRM미디어에 보냈다. "100년 역사에 달하는 미국 추리물이나 일본의 추리물에도 비슷한 예조차 없다. 이런 힘과 매력이 있는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것은 해당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내적 논리로 생각해 낼 수 있는 발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 드라마의 '쌍둥이 살인사건'의 모델이 된 사건으로 1997년 4월3일 '이태원 살인사건'과 2011년 2월11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사라진 약혼자' 편을 들었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공동정범 중 누가 살인을 저질렀는지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을 차용했고, 누가 실제 범행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라진 약혼자'의 쌍둥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드라마는 쌍둥이 2인이 범행 현장에 등장해 누가 진범인지 확정할 수 없는 문제 상황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해 자백을 받는 것을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다. 하지만 해당 소설은 쌍둥이 1인이 범행 현장에 등장하고 쌍둥이 중 누가 진범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진범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라는 법 제도를 통해 처벌을 모면하는 것이 전반부의 주된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고 비교했다. 쌍둥이 중 누가 진범인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상황 이외에는 줄거리와 이용되는 법적 수단도 전혀 다르다는 해명이다.
SBS에 따르면 이 드라마의 작가는 소설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한 채 법정 드라마를 구상했다. 2011년 이미 자문 변호사와 협의해 문제되는 드라마 줄거리를 대강 작성한 상태다.
"쌍둥이 중 누가 진범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 만을 기초로 해 해당 출판사는 100년의 역사에 달하는 미국과 일본의 추리물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실제 쌍둥이들을 소재로 한 추리, 스릴러물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쌍둥이가 살인사건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표절문제를 제기한 해당 출판사의 근거 없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SBS는 "해당 소설이 포함된 책의 판매를 위해 드라마를 이용하려는 의도처럼 보인다"고 역공하기도 했다.
한편,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20일 자체 최고시청률인 17.8%(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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