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와 배경은 SF 여기저기서 짜깁기한 듯한 느낌이라 새로울 것이 없다. 2077년 외계의 침공에 맞서 싸우다 초토화한 지구, 정찰병 잭 하퍼(톰 크루즈)와 스카이 타워를 맡은 비카(안드레아 라이즈보로)는 5년전 기억이 삭제된 채 짝을 이뤄 지상에 남아 바닷물을 에너지로 바꿔 다른 생존 인간들이 머물고 있다는 우주정거장 테트에 보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비카는 자신이 맡은 임무에 아무런 의문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잭은 순간순간 떠오르는 과거 속 젊은 여인(올가 쿠릴렌코)의 기억과 함께 인간미를 여전히 지니고 있다.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부터 아이슬란드, 하와이 마우이 섬 할레아칼라 분화구 등 1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한 만큼 화려하고 사실적인 로케이션이 볼거리이긴 하나, ‘인트로’라고 할만한 도입부가 너무 길어 긴장감 유지에 실패했다. 스무살 가량 연하의 여배우들과 짝을 이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여전히 젊고 잘생긴 외모의 톰 크루즈와 ‘영국의 장미’라 불릴만한 적갈색 머리에 희고 얇은 피부의 미인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단 2명이 동거생활을 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 총 124분 러닝타임에 무려 50분 이상을 차지한다. 영화의 태반이 흐른 후에야 비밀 지하조직의 리더 말콤 비치(모건 프리먼)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제서야 잭은 지워진 기억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며 주된 스토리로 들어선다.
멸망한 미래의 지구 위에 남은 대도시 뉴욕의 잔해는 SF의 고전 ‘혹성탈출’의 마지막 신이 연상되고, 인위적으로 삭제된 기억이라는 소재도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 첵’ 등 SF소설의 거장 필립 K 딕의 작품을 영화화하며 반복된 것이다. (오블리비언은 망각이라는 의미다)
비주얼은 너무도 선명해 여배우의 립스틱이 입술선 밖으로 삐져나온 것까지 보일 정도인데 상황과 설정은 당최 불투명한 것 투성이다. 이제는 진부해져버린 소재들마저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으며 내내 미진함을 남긴다.
시각효과가 정말 뛰어나다는 점은 다시 한 번 인정할 수밖에 없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시각효과 관점에서 우리의 가장 큰 도전은 영화 속 디지털 요소들이 실제 액션 촬영 장면들과 감쪽같이 잘 결합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절대 디지털 요소들이 눈에 띄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이 점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실제 코신스키 감독은 초기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는 사전 시각화 팀을 꾸려 정교하게 컷들을 구분해 유연하게 이어지도록 했으며, 400여명의 컴퓨터 아티스트들을 투입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버블쉽, 드론 같은 유·무선 정찰기가 펼치는 유영과 전투는 SF영화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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