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효자'에서 '도심의 화약고' 된 청주산단

기사등록 2013/03/23 19:32:36 최종수정 2016/12/28 07:11:35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22일 오전 10시20분께 충북 청주산업단지 내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염소가 누출돼 근로자 4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충북지역 경제를 견인하던 '수출기지' 청주산업단지의 위상이 위태롭다.

 한때 효자로 인식되던 이 산업단지가 최근 들어 '도심의 화약고'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다.

 충북지역 산업단지의 '맏형'격인 청주산단이 착공된 시점은 1969년이었고 1∼4공단 모두 준공한 시기는 1989년이었다.

 준공 24년 만에 연간 수출액이 60억 달러(2012년말 총 생산액은 12조7156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청주산단은 몸집을 키워왔다.

 공단이 준공될 때만 해도 청주산단은 도심과는 제법 거리가 떨어진 한적한 곳이었다. 당시 청주산단 주변에는 논밭도 많았다.

 하지만 세월히 흐르면서 청주 도심이 급속히 팽창했고 청주산단은 대형 백화점, 초고층 아파트들로 둘러싸인 도시 한복판에 자리잡게 됐다.

 문제는 유독물질을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공장이 입주하는데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는 것이다.

 22일 현재 청주산단에 입주한 기업 365개(임대공장 포함) 가운데 유독물질 취급업체는 31개사나 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염소나 불산, 다이옥산 등을 제조공정에서 취급하는 업체들이다.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22일 오전 10시20분께 SK하이닉스 청주공장 M8라인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공장에서 배관 교체 작업을 하던 중 농도 1.8ppm 염소 0.17g이 누출됐다. 회사 관계자가 사고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dotor0110@newsis.com
 '그렇게 위험하면, 공장을 옮기면 될 것 아니냐'고 말한다면 우문이다.

 실제로 이런 질문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지난달 1일 개최한 '청주산단 불산누출사고 관계기관 대책회의'에서도 있었다. 하지만 이전부지를 마련하는 것도 그렇고 막대한 돈이 드는 건 더 큰 걸림돌이다.

 공장 이전을 추진하다손 치더라도 업체가 '이참에 다른 지역으로 가겠다'고 버티면 지자체로선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니다.

 위험물질 취급업체를 옮기려면 어림잡아 20조원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만약 이날 염소 누출사고가 난 하이닉스 청주공장을 외곽으로 옮긴다면 최소 10조원이 들 것"이라며 "현재로선 위험물질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만 따져도 ㈜GD 불산용액 누출(1월15일), SK하이닉스 염소 누출(3월22일) 등 2차례 위험물질 관련사고가 있었고 지난해 8월엔 LG화학 청주공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창고에 보관하던 다이옥산 드럼통이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유독물질을 내뿜은 공장 3개는 반경 1㎞안에 들어있다.

 jy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