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감독은 1948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경북중,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상경했다. 1973년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교사, 대기업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1976년 영화에 입문했다. 1978년 가족코미디물 '골목대장'으로 데뷔해 '밤이면 내리는 비'(1979), '아픈 성숙'(1980), '이런 여자 없나요'(1981), '니르바나의 종'(1981) 등을 만들었다.
1980년에는 MBC TV에 드라마PD로 입사해 '세화의 성' '무서운 아이들' '혜미의 서울' 등 베스트셀러극장을 연출했다. 1985년에는 PD로 일하면서 받은 3개월 휴가기간 연출한 '에미'로 제24회 대종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극작가 김수현(70)의 소설을 영화화한 '에미'는 인신매매와 성폭행을 당한 딸을 위해 어머니가 세상에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윤여정(66), 신성일(76) 등이 출연했다.
1988년 방송사를 나와 영화계로 복귀했다. 이후 '안개기둥'(1987), '접시꽃 당신'(1988), '오늘 여자'(1989), '물 위를 걷는 여자'(1990) 등을 연출하며 장르영화의 가능성을 열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김혜수(43) 주연 '오세암'(199)으로 종교적 분위기가 풍기는 가족영화를 만들었으며 '서울 에비타'(1991), '테레사의 연인'(1991), '눈꽃'(1992), '우리 시대의 사랑'(1994) 등 멜로영화로도 이름을 날렸다.
박 감독은 1994년 '박철수필름'을 설립, 정통 멜로를 버리고 실험적인 영화 제작에 나섰다. 1995년 만든 '301, 302'는 요리를 즐기는 301호 여자 '송희'(방은진)와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해 거식증에 걸린 302호 '윤희'(황신혜) 사이의 오해와 갈등을 음식이라는 소재로 접근했다.
1996년 연출한 영화 '학생부군신위'는 전통장례식을 통해 바라본 삶과 죽음을 유쾌하게 풀어내 몬트리얼 국제영화제에서 예술공헌상을 받기도 했다. '학생부군신위'가 죽음을 통해 바라본 삶이었다면 1997년 황신혜(50)와 방은진(48)과 함께 만든 영화 '산부인과'는 출생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 한국영화 최초로 실제 분만장면을 찍었다.
2000년과 2003년에는 중년여성의 성적 이야기를 담은 '봉자'와 '녹색의자'를 만들었다. 유부녀와 고등학생의 사랑을 다룬 '녹색의자'는 2005년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과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받았다. 한국 최초로 3D 음향 기술을 이용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2011년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을 선보였고 올해 초에는 '베드'를 개봉했다. 최근에는 신작 '러브 컨셉추얼리'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었다.
박 감독은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을 목표로 대전에 후학양성을 위한 박철수영화아카데미 설립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박철수 감독 연출노트'가 있다.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08호실, 발인은 21일 오전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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